박수의 크기와 매출의 크기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씬에 취한 창업자에게 생기는 일

by비지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창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무대가 많습니다. 네트워킹 행사, 데모데이, 피칭 대회, 컨퍼런스, 미디어 인터뷰, 수상, 정부 지원사업 선정 등 카메라나 조명 앞에 설 기회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런 자리에 서면 박수를 받고, 관심을 받게 되죠. 문제는 이러한 인정이 은근히 중독된다는 것입니다. 인정에 취하면 창업자의 관심은 고객이 아닌 관객으로 향하게 되고 제품이 아닌 무대를 위해 자신과 회사를 꾸미기 시작합니다.


스타트업씬에 취한 창업자가의 업무는 빠르게 변합니다. 고객을 만나야 할 시간에 행사에 참석하고 제품을 개선해야 할 시간에 발표 자료를 다듬으며 팀과 이야기해야 할 시간에 다른 창업자들과 소통합니다. 물론 각각의 행동에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모아놓고 보면 사업을 고도화하는데 쓰이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사업은 제자리입니다.


스타트업씬에서 받는 관심과 고객에게 받는 관심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고객의 관심은 조건부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때는 관심을 주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혀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고객의 피드백은 매우 직접적이고 자비가 없습니다. 반면 스타트업씬의 관심은 관대합니다. 비전만 있어도 박수를 치고 매출은 없어도 가능성만 있다면 관심을 줍니다. 창업자에게 고객과 스타트업씬의 관심 중 어떤 관심이 더 달콤할지는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달콤한 관심이 아니라 냉정한 관심입니다. 스타트업씬의 박수에 익숙해진 창업자는 고객의 냉정한 피드백을 불편하게 느끼기 시작하고 불편한 곳을 피하면서 더 편한 곳을 자주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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