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나란 - 학생이 체질인가 봅니

by비단

나는 학교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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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면 괜히 신이 난다.

요즘은 학생이 아니라 강의를 하러 가는 일이 많지만, 시끌시끌한 복도와 교실의 다정한 분위기가 참 좋다.

아이들의 대학교에 가면 더욱 설렌다.

캠퍼스를 걷다 보면 어느새 대학 새내기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던 시간, 강의실을 오가던 산뜻한 발걸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그때의 마음.

아련한 그 시절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며 마냥 뛰어다니게 된다.

대학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그 시절, 친구들과 선배들은 종종 말했다.

“너는 중고등학교 선생님보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그때도 아이들을 좋아하고 함께 놀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였을까.

나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결혼 후 교육대학교 편입도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다시 대학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배우고 싶은 마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평생교육원에 동화구연을 배우러 갔다.

아파트 어린이집에 아이를 네 시간 동안 맡겼다.

그 네 시간 내내 마음은 온통 어린이집에 가 있었다.

첫날 수업을 다녀와 아들을 안고 얼마나 고맙고 미안했던지.

그날 저녁 내내 아들을 업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던 어린 시절의 꿈.

아이가 본격적으로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면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보육교사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를 돌보면서 집에서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엄마가 다시 학생이 된 것이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또 새로운 관심이 생겼다.

문해교육이라는 말을 듣고 국어교육을 전공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배우러 갔다. 덕분에 봉사활동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부모교육 공부를 권유받았다.

부모교육을 공부하면서는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에게도 내가 아는 것을 나누어 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국어교육 전공을 바탕으로 사이버대학교 3학년에 편입해 한국어교육을 공부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는 공부를 자꾸 하니 사람들은 종종 물었다.

“왜 자꾸 공부해?”

“그렇게 공부해서 뭐 하려고?”

나는 늘 비슷하게 대답했다.

“그냥 재미있어서! 하고 싶어서!”

정말 그랬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 재미있었다.

또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들이 생기니 좋았다.

그렇게 공부하는 동안 아이들도 자랐다.

우리 집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엄마를 보며 자랐다.

엄마에게도 시험 기간이 있었다.

시험이 다가오면 바카라을 펼쳐 놓고 공부해야 했고, 때로는 아이들이 잠든 뒤에도 바카라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참 고마웠다.

엄마가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 주기도 했다.

“엄마, 파이팅!”

아이고, 참!

엄마가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해야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아이들이 엄마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주었다.

덕분에 엄마는 신이 나서 또 공부했다.

보육을 공부하고, 한국어교육을 공부하고, 평생교육과 슬롯복지도 공부했다.

슬롯복지를 공부할 때는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실습했다.

대학교 시절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다시 학생들과 어울려 배우고,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서로 다른 경험과 생각을 듣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

잠시나마 다시 대학생이 된 것 같았다.

부모교육을 공부한 후에는 조금씩 강의를 시작했다.

학생들도 만나고 학부모님들도 만났다.

그러면서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재능과 꿈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도록 도울 수 있을까?

상담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 주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는 일에 더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진로교육을 전공했다.

진로교육을 공부하면서는 다른 사람의 진로뿐 아니라 나의 진로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왜 자꾸 공부할까?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배우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일도 좋아했다.

내가 배운 것을 나누었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

어렵게 느껴졌던 것을 이해하고 환하게 웃는 순간.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순간.

그런 모습을 보면 나까지 행복해졌다.

그러니까 나는 단순히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서 공부한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나누어 주고 싶은 마음이 나를 자꾸 배우게 했던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청소년지도, 안전교육 등으로 공부의 영역도 넓어졌다.

공부할 때는 학생이 되고, 배운 것을 나눌 때는 선생님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평생교육을 공부하면서 나도 모르게 평생교육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분명 학생일 때도 좋고 선생님일 때도 좋은데, 학교에 가면 여전히 학생이고 싶어진다.

강의를 마치고 복도를 걸을 때면 어디선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좋다.

아이들의 대학교를 찾아갈 때면 더욱 그렇다.

그 넓은 캠퍼스에서 젊은 날의 나를 다시 만나는 것 같다.

나도 저렇게 웃고 떠들며 꿈꾸던 때가 있었지.

아니, 지금도 꿈꾸고 있지!

아이고, 참!

나는 학교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배우는 것도 좋고, 가르치는 것도 좋고,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다.

학교라는 공간에 있으면 나도 함께 자라는 것 같다.

이 정도면 학생이 체질인 것 아닐까?

비단, 너는 언제까지 학생이고 싶니?

글쎄….

배우고 싶은 것이 있는 동안은 계속!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이 있는 동안도 계속!

하하!

이러다 평생 학생 하겠다!


* 오늘의 물음표?

나는 무엇을 배울 때 가장 행복하고, 그 배움을 누구와 나누고 싶은가?


* 내일의 느낌표!

배우는 만큼 자라고, 나누는 만큼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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