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맛

정말 얼마 안 먹은 것 같은데 2kg 찌고 온 4월의 대만

by아름다움

출국 일주일 전,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금요일 출발, 일요일 귀국이라는 황금 같은 일정이라 호텔 선택의 폭도 좁았다. 예약 가능한 곳 중에서 후기가 좋은 곳으로 결정을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그리고 예산보다도 훨씬 비싼 가격에 잠깐 흔들렸지만 결제를 완료했다.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가야 하니까.





사실 대만을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가고 싶은 나라가 워낙 많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대만이 흥미를 끄는 곳은 아니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은 3일만 가능했던 상황이라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후보지는 홍콩, 대만, 일본. 결국 몇 차례 타이베이를 다녀온 남편의 추천으로, 4월의 여행지는 타이베이로 정해졌다.


무엇보다 비행시간은 참 매력적이었다.

하늘 사진 몇 장 찍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잠깐 졸았더니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 여행을 나만큼이나 사랑하지만 비행기 안에서의 시간을 유독 힘들어하는 둘째 아이에게 안성맞춤인 거리였다.


공항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새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이 맞아주었다. 이국적인 느낌은 덜 느껴졌지만 기분 좋은 계절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한국인 여행객이 워낙 많은 곳이라 이동도 어렵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여행 난이도도 낮아 가족 여행으로도 딱이었다.


먹는 걸 좋아하는 우리 가족에게 식도락 여행지로 유명한 타이베이가 점점 더 매력적인 도시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망고빙수와 버블티는 무조건 먹을 거라는 서현이,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수현이, 누가크래커는 현지에서 먹어야 진가를 알게 된다며 몇 번을 강조하는 남편,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여유롭게 아이스라테 한 잔을 기대하는 나까지, 우린 모두 각자의 먹킷리스트로 설렜다.





우연한 발견의 기쁨, happen upon

공항에서 아침에 먹은 설렁탕 이후로 공복이라 모두 배가 많이 고픈 상태였다. 지나가다 손님들이 줄 서 있는 작은 딤섬 가게를 보았다. 테이블이 두 개뿐이었고, 그마저도 이제 막 식사를 시작한 손님들이 앉아 있어 잠시 고민했다. 기다릴까, 다른 데로 갈까. 그때 사장님이 밖에 간이 테이블을 하나 만들어 주신다고 하였다. 덕분에 골목 한편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바람도 솔솔 불고 햇살도 내리쬐고 실내보다 확실히 운치가 있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들른 곳이라 일단 딤섬 두 개를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시원한 차를 내어 주셨는데 은은한 단맛이 감돌면서 배가 더 고파졌다. 느낌이 왔다.

이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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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다.

한입 먹자마자 다들 눈이 커졌다. 배가 많이 고팠던 탓도 있었겠지만 정말 맛있었다. 특히 새우 딤섬은 입안에서 탱글 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았고, 함께 나온 간장 소스도 어쩜 그리 간이 딱 맞는지, 여행 첫 끼로 더없이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이후에도 여러 음식을 맛봤지만, 수현이의 원픽은 첫날 우연히 들어갔던 이 딤섬집의 새우 딤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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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는 역시다

다들 좋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기도 하고, 남들이 다 간다고 꼭 따라가야 하나 싶기도 한, 나의 두 가지 마음.

여행에서도 늘 공존한다.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은 한 번쯤 꼭 간다는 행복당은, '역시 인기 많은 곳은 다 이유가 있다'였다.

시먼딩 자체가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사람이 많았지만, 타이베이에서 꼭 들러야 할 맛집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행복당 앞에는 명성답게 어마어마한 웨이팅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주 잘 짜인 분업 시스템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버블티를 받을 수 있었다.

달달하고, 고소하고, 쫀득하고, 시원하고,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

여긴 정말 인정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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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했다

행복당 버블티로 우리 넷 모두 기분이 한껏 상승된 채로, 시먼딩의 또 다른 명물이라는 곱창국수를 먹으러 갔다.

맛있는 데다가 가격도 합리적이고 양까지 넉넉하다는 후기가 워낙 많아 기대를 꽤 했던 메뉴였다.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줄과 앉을 곳이 없어 서서 먹거나 길거리에 어디 즈음에 살포시 앉아 국수를 먹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직접 보니 국물이 꽤 걸쭉했고, 팽이버섯을 푹 끓인 듯한 비주얼이라 아이들이 좋아할 스타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곱창을 좋아하는 나조차도 입맛이 확 돌지 않는 걸 보니, 아이들은 더욱이 그럴 것이었다. 대(大) 자로, 그것도 두 그릇이나 주문하자는 남편을 말려 일단 한 그릇만 했다.


덥고 습해진 오후, 바글바글한 사람들 사이에서 먹어서였을까... 아이들은 역시 한 입 먹고 내려놨고, 가장 기대했던 남편도 몇 입 먹다 슬쩍 내게 양보했다. 곱창 마니아인 나 역시 몇 번 건져 먹다 포기했다. 웬만하면 음식을 버리지 않으려는 나인데, 다 먹을 수가 없었다.


'입맛은 정말 다 다르구나' 싶었다. 한 번 정도 경험한 걸로 충분했다.

안타깝게도 서현이는 이후 급체를 했다.

곱창국수를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곱창국수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지만.... 우리보다 먼저 타이베이를 다녀온 친구 가족도 같은 메뉴를 먹고 난 뒤 친구와 아이가 체해서 토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더 그랬다.

그래, 이것도 다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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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비 오는 날도 좋아했네?!_융캉제 스무시하우스(Smoothie House)

관광지에 왔으니 사람이 많은 건 당연했지만, 정말 어디를 가도 북적북적한 데다 비까지 내려 웨이팅이 길면 그냥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다. 다행히 우리가 들어간 시점에 마침 한 자리가 남아 있었다. 베스트 메뉴인 망고빙수를 주문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융캉제 한복판에서 사람들 지나가는 모습과 거리를 가만히 보고 있다 보니 비 오늘 날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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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맛집답게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빙수가 나왔다.

입맛이 다 다른 우리 넷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망고 철이 아니라 냉동 망고로 제공되긴 했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 얼음에 쫀득한 아이스크림까지 더해지니 조화가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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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촉이란!!

펑리수 쇼핑하러 갔다 정작 펑리수는 안 사고 데려온 마늘바게트.

땅콩버터크림번을 사겠다는 남편에게 바로 옆에 있던 마늘바게트를 권했다. 역시나 나의 촉은 적중했다. 생긴 것부터 이미 맛있을 것 같았는데, 한입 먹자마자 은은한 마늘향이 싹 돌면서, 버터가 빵 속까지 촉촉하게 스며들어 풍미가 예술이었다. 고소하면서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까지 더해지니 뭐, 환상적이었다. 배가 매우 부른 상태였는데도 그 자리에서 거의 다 먹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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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크래커가 이렇게 맛있었다고???

남편과 나의 음식 취향은 매우 다르다. 새로운 메뉴를 선택할 때도 내가 고른 음식이 맛있던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거기에 이번 타이베이 여행에서 그렇게 곱창국수를 외치던 남편이라, 남편의 취향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져 가는 시점이었다.

누가크래커는 정말 꼭 현지에서 맛봐야 한다는 남편의 이야기도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거기에 대만을 갔다 오며 사다 준 누가크래커들이 그렇게 맛있었던 적이 없어서 기대도 없었다.

호텔로 돌아와 쉬는 중에 한 개만 먹어보라는 남편의 성화에 딱 한 입만 먹으려고 했다.

한 입 베어 무는데? 으잉? 이런 맛이었다고?

한국에서 먹었을 때와는 정말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풍미도 맛도 훨씬 진하고 고급스러웠다. 환상적이었다. 그렇게 앉은자리에서 반 통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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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 원탑, 후추빵

야시장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스린 야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 먹을 게 넘쳐나 조금씩 사라는 팁까지 마음에 새기고 구경을 했는데 확 당기는 음식들이 없었다. 한 번 와보는 거에 의의를 두고 타이베이 101 타워로 넘어가려던 찰나, 현지인들이 길게 줄을 선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뭔지 모르지만 여기는 맛봐야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직원 분이 추천해 주신 맛으로 사서 호호 불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와...! 다들 몇 개씩 사는 이유가 있었다.

빵에 고기와 야채의 풍미가 쏙 스며들어 조화가 정말 좋았고 맛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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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타일

용산사 갔다 오는 길에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의 카페를 발견했다.

커피는 산미가 강했고, 밀크티는 좀 밍밍해서 우리 취향은 아니었지만 바리스타 분이 정말 친절하셨다.

손수 만드신 것 같은 티라미수는 1분 만에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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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카스테라 좋아했네?!

해외여행 가면 마트 구경할 때 제일 신나는 사람? 바로 나다.

간식거리와 선물 사러 간 까르푸에서 마침 마감세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카스테라도 할인하고 있어서 구매해 보았다. 당연히 저녁도 배부르게 먹은 후에다 늦은 시간이라 자려고 했는데 맛만 보자는 남편의 꼬임에 넘어간 것이 실수였다.

빵순이지만 카스테라는 내 돈 주고 사 먹는 빵은 아니었는데, 대만 카스테라는 다르네..?

왜 이리 촉촉하면서 풍미는 깊고 진한거지? 아주 적절하게 달콤해서 자꾸 손이 가는데..?

밤 11시에 빵을 먹으면 어떻게 되는 줄 뻔히 알고 있었지만, 내일은 마지막 조식 뷔페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결국 조금 많이 먹고 눕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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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평소보다 많이 먹지 않았다.

걷기도 많이 걸었다.


당연히 찌지 않았을 거라 확신하고 체중계에 올랐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2kg가 쪄 있다.

다시 올라갔다.

2.1kg가 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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