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을 버는데, 누군가는 돈을 만든다

평생 일해도 가난해지는 이유는 따로 있다

byBeomView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그렇게 힘들게 버는 돈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거의 배우지 않는다.
나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왜 어떤 시스템은 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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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인은 한 달을 일한 뒤 월급을 받는다.

사업가는 상품을 만들고 고객을 확보해야 매출을 얻는다.

자영업자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면서 손님을 기다리고, 투자자는 자신의 자본을 걸고 위험을 감수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돈은 언제나 어떤 대가의 결과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돈 자체가 희소하다고 생각한다.

100만 원을 더 벌고 싶다면 더 일해야 하고, 더 높은 연봉을 원한다면 더 많은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개인의 세계에서 돈은 얻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경제 전체의 세계는 조금 다르다.


경제에서는 새로운 돈이 만들어진다

현대 화폐 시스템에서는 중앙은행과 은행을 통해 화폐와 신용의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은행의 대출은 단순히 한 사람의 돈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대출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예금과 신용이 만들어질 수 있고, 중앙은행 역시 필요에 따라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여기서 개인이 경험하는 돈과 경제 시스템 속 돈 사이에 묘한 차이가 생긴다.

개인은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시스템에서는 돈을 만들 수 있다.


이 사실을 처음 진지하게 생각하면 조금 이상한 질문이 생긴다.

나는 100만 원을 벌기 위해 며칠을 일해야 하는데, 새롭게 만들어지는 돈은 누구에게 먼저 가는가.


이 질문에서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이 시작된다.


인플레이션을 물가상승만으로 보면 놓치는 것

오늘날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물가상승을 떠올린다.

외식비가 올랐는지, 장바구니 가격이 얼마나 비싸졌는지를 확인한다.


하지만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가 강조하는 관점은 조금 다르다.

이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을 통화량의 확대에서 바라보고, 소비자물가 상승은 그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결과 가운데 하나로 본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통화량이 늘었다고 해서 모든 상품 가격이 똑같이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으로 생산비가 빠르게 떨어지면 원래 20% 싸졌어야 할 제품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통화량 증가가 없었다면 더 낮은 가격을 누렸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돈이 소비재가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시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마트의 물가는 조용한데 집값과 자산 가격은 빠르게 오르는 상황이 가능한 이유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평균 물가 하나가 아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돈이 어디로 들어갔는가가 더 중요하다.


새로운 돈은 모두에게 동시에 도착하지 않는다

통화량이 늘었다고 해서 어느 날 모든 사람의 통장 잔액이 똑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돈은 특정한 경로를 통해 경제 안으로 들어온다.


대출과 금융시장, 정부 지출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새로운 돈과 신용에 먼저 접근하는 사람이 있고, 그 변화의 영향을 뒤늦게 받는 사람이 생긴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월급은 보통 1년에 한두 번 조정된다.

하지만 내가 사고 싶은 집이나 금융자산의 가격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면 연봉이 올라도 상황은 좋아지지 않는다.

나는 더 많은 돈을 받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급이 올라도 더 가난해질 수 있다

가령 10년 동안 연봉이 50% 올랐다고 생각해보자.

숫자만 보면 분명 성장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내가 사고 싶었던 집의 가격이 두 배가 되고, 필요한 자산을 사는 데 들어가는 돈이 훨씬 빠르게 늘어났다면 어떻게 될까.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많아졌다.

하지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소비자물가가 아니다.

내 소득 증가율과 내가 원하는 것의 가격 상승률 사이의 차이다.


그래서 통화량 증가에 가장 취약한 사람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내 수입이 내가 사고 싶은 것의 가격보다 늦게 증가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돈을 잃지 않아도 가난해질 수 있다.


가난은 통장 잔액이 줄어드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가난해졌다고 하면 월급이 줄거나 저축이 사라지는 상황을 떠올린다.

하지만 구매력의 관점에서는 다른 모습도 가능하다.


예전에는 연봉 다섯 배로 살 수 있었던 집을 이제 열 배의 연봉으로도 사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면 월급은 늘었지만 노동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내가 가진 원화의 숫자가 아니라 내 노동 한 시간이 무엇을 살 수 있는가가 중요한 이유다.

사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돈으로 얻을 수 있는 집과 음식, 교육과 시간, 자유와 미래를 위해 일한다.

돈은 그 과정에서 사용하는 중간 도구다.


그런데 우리는 더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구매력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대개 일을 더 한다.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이직을 준비하고, 부업을 시작하거나 사업을 키운다.

개인에게는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왜 나는 계속 더 많이 일해야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개인의 능력 부족만으로 설명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내가 뛰는 속도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서 있는 화폐 시스템 자체가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러닝머신 위에서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기계의 속도가 더 빨라지면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

그래서 자신의 연봉 상승률만큼이나 자신이 사용하는 돈의 가치와 자산 가격의 변화를 함께 봐야 한다.


돈을 잘 버는 것과 돈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높은 소득은 분명 강력한 경제적 자산이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버는 것만으로 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벌어들인 화폐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구매력을 가지느냐다.

그래서 돈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질문이 달라진다.

'얼마를 벌었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가 번 돈을 무엇으로 바꾸어 놓았는가.”


화폐 자체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통화와 신용이 계속 확대되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결국 한정된 주택, 기업의 지분, 토지, 생산수단처럼 쉽게 늘어나지 않는 것들을 놓고 경쟁한다.


돈은 늘어날 수 있지만 모든 희소한 것이 같은 속도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평생 돈을 벌지만,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배우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돈 때문에 직업을 선택하고, 회사를 옮기고, 사업을 시작하고, 가족과 보낼 시간을 포기하기도 한다.

평생 가장 많은 시간을 돈을 얻는 데 사용하는 셈이다.


그런데 정작 그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그 양이 변하며, 새롭게 만들어진 돈이 누구에게 먼저 흘러가는지는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쯤은 질문해야 한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데, 왜 경제에서는 새로운 돈이 계속 만들어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의 다음에는 더 중요한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돈의 영향을 나는 먼저 받고 있는가, 아니면 가장 늦게 받고 있는가.


부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더 열심히 돈을 버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먼저 우리가 평생 벌고 있는 그 돈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일 수 있다.






세상은 복잡하지만, 핵심은 단순합니다.
저는 당신에게 정보가 아닌 ‘프레임’을 건넵니다.
- 범뷰(BeomVi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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