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가격은 0으로 간다

LLM과 AGI도 기술 디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

byBeomView

인공지능 경쟁에서 우리는 늘 누가 더 똑똑한지를 묻는다.

하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을지 모른다.

그토록 뛰어난 지능을 우리는 얼마에 쓰게 될까.

나는 장기적으로 LLM의 가격이 0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AGI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만의 특별한 속성 때문이 아니다.

기술은 원래 자신이 해결한 문제의 가격을 낮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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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은 디플레이션을 만든다

과거에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필름과 현상 비용이 들었다.

멀리 있는 사람과 통화하려면 비싼 국제전화 요금을 내야 했고, 새로운 정보를 찾으려면 바카라이나 신문을 구입해야 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가 이 일을 대부분 대신한다.

그렇다고 카메라와 통신과 정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진을 찍고, 더 자주 연락하며,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소비한다.


달라진 것은 그 능력을 사용하는 가격이다.

기술은 무엇인가를 없애기보다 그것을 흔하게 만든다.

그리고 흔해진 것은 비싸게 팔기 어려워진다.

이것이 기술이 만들어내는 디플레이션이다.


이번에는 지능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AI에서도 같은 현상이 시작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높은 수준의 언어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드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모델이 경쟁한다.

OpenAI와 Anthropic뿐 아니라 Google이 있고, DeepSeek와 Kimi 같은 중국계 모델과 여러 오픈소스 모델도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늘 누가 1등인가가 아니다.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는 지능이 계속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사용자는 Claude를 쓰다가 다른 코딩 AI로 이동할 수 있다.

내일 비슷한 결과를 훨씬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모델이 나오면 다시 옮길 수도 있다.


모델 사이의 성능 격차가 줄어들고 전환이 쉬워질수록, 지능 자체에 높은 가격을 붙이기는 어려워진다.

좋은 AI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좋은 AI가 흔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AI 모델의 상품화를 의미한다.


AGI를 만드는 가격과 쓰는 가격은 다르다

여기서 한 가지 반론이 나온다.

AGI를 만들려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최첨단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막대한 전력과 연구비도 들어간다. 프론티어 모델의 개발비는 앞으로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개발비가 높다는 것과 사용료가 높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수십조 원이 들어가도 소비자는 반도체 하나에 수십조 원을 내지 않는다.

운영체제 하나를 개발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도 사용자 한 명에게 전체 개발비를 청구하지 않는다.


기술은 한 번 만들어지면 수많은 사람에게 복제되고 배포된다.

경쟁자가 늘어나면 가격에는 더 강한 하방 압력이 생긴다.

그래서 역설적인 상황이 충분히 가능하다.

AGI를 만드는 것은 역사상 가장 비싼 기술 개발이지만, AGI를 사용하는 비용은 거의 무료가 되는 것이다.


프론티어 랩의 진짜 위험도 여기에 있다

AI 기업의 가장 큰 위험은 모델을 못 만드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모두가 너무 잘 만들게 되는 것이 더 위험하다.


오늘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만든 최고 모델이 몇 달 뒤 경쟁자에게 따라잡힐 수 있다.

심지어 비슷한 성능을 가진 모델이 훨씬 낮은 가격으로 공급될 수도 있다.

그 순간부터 경쟁의 중심은 모델 성능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AI 기업들이 코딩, 검색, 기업용 소프트웨어, 에이전트 같은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모델을 파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통해 어떤 시장을 소유하느냐가 된다.


이 점에서 기존 사업을 가진 기업은 유리하다.

Google은 AI만 팔지 않아도 된다.

AI가 검색을 지켜주고, 클라우드를 성장시키고, 업무용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면 된다.


Microsoft 역시 클라우드와 업무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라는 거대한 시장을 이미 가지고 있다.


반면 모델 판매 자체가 핵심 사업이라면 상황은 더 어렵다.

개발비는 계속 올라가는데 지능의 시장가격은 계속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싸진다는 것은 토큰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서 더 중요한 변화가 시작된다.

AI 가격 하락은 단순히 API 비용이나 구독료가 싸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AI가 번역하고, 코딩하고, 자료를 조사하고, 문서를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하면 기존에 사람이 제공하던 지적 서비스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는 전문가에게 큰돈을 지불해야 했던 일을 AI가 훨씬 적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그 영역에도 기술 디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AI의 성능이 계속 좋아지고 비용까지 내려간다면 그 범위는 점점 넓어진다.

그래서 AI 혁명의 본질은 단순히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하게 되는 데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인간이 비싸게 구매하던 지적 능력이 저렴해지는 것.

이것이 경제적으로는 훨씬 큰 변화다.


오늘의 초지능도 내일은 기본 기능이 될 수 있다

우리는 AGI나 초지능을 상상할 때 매우 희귀하고 비싼 기술을 떠올린다.

처음 등장할 때는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술의 역사는 희소했던 능력이 빠르게 보편화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컴퓨터는 한때 국가와 대기업이 사용하는 장비였다.

GPS 역시 군사기술이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도 처음부터 지금처럼 흔한 것은 아니었다.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면 놀라웠던 기능은 어느 순간 기본 기능이 된다.


AI라고 반드시 다를 이유는 없다.

오늘 가장 뛰어난 모델이 제공하는 능력을 몇 년 뒤 무료 모델이 제공할 수도 있다.

오늘 유료로 사용하는 기능이 내일 운영체제나 검색엔진에 기본으로 포함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AGI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런 가능성을 함께 본다.

오늘의 초지능이 내일의 기본 기능이 되는 미래다.


기술은 결국 자신이 해결한 문제의 가격을 낮춘다

산업혁명은 물건의 생산비를 낮췄다.

컴퓨터는 계산 비용을 낮췄고, 인터넷은 정보 전달과 복제 비용을 무너뜨렸다.


AI는 이제 인간이 오랫동안 가장 비싸게 사용해온 것에 접근하고 있다.

지능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AI 경쟁에서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은 '누가 가장 똑똑한 모델을 만들 것인가'만이 아니다.


그 지능이 계속 희소할 수 있는가.


경쟁자가 늘어나고 성능 차이가 좁혀지며 복제 비용까지 낮아진다면 답은 달라질 수 있다.

AGI를 만드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수 있다.

초지능을 향한 경쟁에는 더 많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것을 사용하는 가격은 계속 내려갈 수 있다.

그것이 기술이 지금까지 걸어온 방향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기계를 통해 육체노동의 가격을 낮추고, 컴퓨터를 통해 계산의 가격을 낮추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가격을 낮춰왔다.


그리고 이제 또 하나의 가격을 낮추려 한다.

지능의 가격이다.


AGI 시대의 가장 놀라운 장면은 인간보다 똑똑한 기계가 등장하는 순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토록 강력한 지능을 누구나 당연하다는 듯 거의 무료로 사용하는 순간.

어쩌면 진짜 혁명은 그때 시작될 것이다.





세상은 복잡하지만, 핵심은 단순합니다.
저는 당신에게 정보가 아닌 ‘프레임’을 건넵니다.
- 범뷰(BeomVi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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