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of Green Gables
***스포일러 주의***
어린 시절 주제곡을 신나게 따라 부르며 매회 놓치지 않고 감상하던 TV 만화시리즈를 성인이 되어 원작으로 본다는 즐거움에서 시작한 바카라입니다. 원본과는 동떨어진 한국어판 제목 때문에 원작을 찾는데 조금 애를 먹긴 했지만요.
만화 속 장면과 대사가 바카라 내용과 거의 일치하긴 한데, 이야기 속 배경을 깊이 다룬 부분을 읽으면서, 만화보다 훨씬 슬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단순히 고아가 남의 집에서 눈치 보며 살아가기 때문은 아닙니다.
부모가 없는 불쌍한 고아를 자식처럼 길러주기 위해서가 아닌, 공짜로 노동을 시킬 사람이 필요해서 고아를 데려온다고 대놓고 말하는 시대 배경 때문입니다. 심지어, 입양할 부모 대신 이웃집 사람이 고아원에 가서 적당한 아이를 물건 고르듯 골라주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집에 오는 과정은 또 어떻습니까. 혼자 기차를 타고 앞으로 살 동네의 기차역까지 옵니다.
애초에 원했던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앤을 고아원으로 되돌려 보내는 일도 가능했습니다. 아이에게 이 얼마나 비참한 환경입니까. 앤은 마릴라와 매튜의 집에 오기 전 이미 다른 가정에 입양되었다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간 경험도 있습니다.
위 글은,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지내다, 새로 정착한 입양 가정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보람을 느끼며 살지만 부득이하게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역경에도 쾌활함을 잃지 않는 앤이 하는 말입니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먼 나라, 먼 시대 혹은 다른 상황에 처한 자신을 상상하여야 할 만큼 힘든 시기의 연속이니까요.
바카라에서 발굴한 문장을 활용해 낭독과 필사를 하는 북클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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