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작은 여행
여행 날짜: 2026년 9월 17일
일정:
1. 광화문 광장
2. 청계천
3. 에필로그
[그림 속 작은 여행]은 집 근처 산바카라 영역을 넘어서서 돌아다니는 여행기입니다. 이 도시에 오래 살고 있으면서도 가보지 않았던 장소들을 기웃거립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롯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다른 목적 없이 현장 드로잉만 할 생각입니다.
<광화문 광장>
어디서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나의 로망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로망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광화문의 풍경을 현장에서 직접 그리는 상상은 오래된 저의 로망이었죠. 아마도 이 도시의 랜드마크들에서 현장 드로잉을 하는 모든 상황들이 저의 로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드로잉 도구: 무인양품 투명 만년필, Parker 잉크-짙은 파랑, 다이소 캘리그래피용 종이북)
(채색도구: 아이패드 에어 4세대, Adobe Fresco 앱)
사람이 한적한 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나의 그림이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도 짜릿한 흥분을 가져다줍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나의 그림을 보고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99.9%는 저의 그림에 관심이 없고 0.1%는 저의 그림을 칭찬해 주는 사람들입니다. 그 외의 반응을 접해본 경우가 없습니다.
<청계천>
광화문 광장에서 조금만 움직이면 "청계천"으로 갈 수 있습니다. 청계천은 참 낭만적인 이 도시의 고마운 랜드마크이죠. 역시 이곳에서의 현장 드로잉도 저의 로망이었습니다.
(드로잉 도구: 무인양품 투명 만년필, Parker 잉크-짙은 파랑, 다이소 캘리그래피용 종이북)
(채색도구: 아이패드 에어 4세대, Adobe Fresco 앱)
이 여행을 한 날은 아직 낮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청계천은 이런 열기를 식혀주는 역할도 하죠. 발을 담그고 한낮의 뜨거움을 식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누군가는 바카라을 읽고,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철새들이 사람들과 함께 청계천을 공유합니다. 이 낭만에 취해 그림을 그립니다.
청계천 위로 올라오니 문학 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구경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잠시 기웃거렸습니다. 맞은편에는 연예인이 사인회를 하는지 인파로 넘쳐나고, 곳곳에서 시위의 인파들이 존재했지만 이 공모전 앞에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청개구리 심정으로 이 작품들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에필로그>
광화문 일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외국에 나온 것 같았습니다. 외국인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동네 산바카라로와는 다르네요.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특이한 한 사람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습니다. [그림 속 작은 여행]을 하고 있지만 스위스나 하와이 여행이 부럽지 않은 행복함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