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다는 것은 가장 큰 무기이자 원동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달려야 하니까.
나 또한 그랬다.
공부해야 하니까 공부했고, 이왕 하는 거 잘하고 싶어서 노력했다.
때가 되니 취업을 했고, 결혼을 했고,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는 게 맞을까?'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원하는 일을 해야 더 오래, 더 잘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아마 3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던 것 같다.
늦었다면 늦었고, 빠르다면 빠른 나이였다.
그 질문 끝에 나는 하나의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길 위에 서 있다.
적어도 그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또 다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수명이 있다는 것을.
좋아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열정을 쏟았던 일이라도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을 수 있고, 때로는 스스로 변화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변화의 문턱 앞에 서 있다.
30대의 나는 가장 바쁘고 가장 화려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은 겉만 무르익었을 뿐, 속은 아직 설익은 과일에 가까웠다.
열심히 살았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딘가 조급했고, 결과를 향해 달려가기 바빴다.
40대가 된 지금에서야 조금씩 알 것 같다.
30대가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40대는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그동안의 노력을 자양분 삼아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무엇을 지켜내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아직도 헤맨다.
내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나를 지키고 돌볼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100미터 달리기하듯 앞만 보고 달려온 30대를 지나,
어느새 숨이 턱까지 차오른 40대를 맞이한 지금.
이제는 더 멀리 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속도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걷고 달리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다시 운동화 끈을 묶는다.
조금 더 오래, 그리고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