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민의 땅에서 길어 올린 눈물과 기적의 기록
"품에 제 몸만 한 성경바카라을 소중히 안고 온 작은 아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카라장을 넘기며 읽어주던 서툰 위로가, 칠흑 같던 내 이민 생활에 작은 촛불 하나를 켜주었다."
캐나다의 겨울은 잔인하도록 길고 차가웠습니다.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려 애쓰던 우리 가족에게 그 바람은 유독 날카로웠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숨이 가빴고,
부모인 나는 나대로 하던 일의 단절과 숨을 조여오는 경제적인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야 했습니다.
마음껏 아이들을 돌보아주지 못한다는 죄바카라감과 이 긴 터널이 도대체 언제쯤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에, 나는 남모르게 참 많은 눈물을 삼켰습니다.
어느 깊은 밤, 거실 한구석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던 내게 아주 작은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고작 작은 아이였던 아들이 품에 제 몸만 한 성경바카라을 소중히 안고 걸어온 것입니다.
아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카라장을 넘겨 내게 성경을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방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고치 구멍을 뚫고 나오는 그 힘겨운 고난의 시간을 거쳐야만
나방이 비로소 날개에 힘이 생겨 밤하늘을 아름답게 날아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
"고치 구멍을 뚫고 나오는 그 힘겨운 시간을 거쳐야만 비로소 날개에 힘이 생긴단다. 아들이 들려준 나방의 이야기는, 우리 가족이 낯선 땅에서 비상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인고의 시간 그 자체였다."
"엄마, 우리도 지금 날개에 힘을 기르는 중이에요. 조금만 힘내요."
아들의 맑은 눈동자와 서툰 위로는 칠흑 같던 내 이민 생활에 작은 촛불 하나를 켜주었습니다.
그날 밤, 우리는 서로를 안고 한참을 울었고,
나는 아이의 그 따뜻한 문장을 이정표 삼아 터널의 나머지 구간을 걸어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삶의 물줄기는 흘러, 내가 갑작스럽게 한국행을 결정해야 했던 순간이 왔습니다.
미안함과 걱정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던 내게,
아이들은 오히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엄마, 한국에 가면 훨씬 더 건강해질 거야.
그리고 엄마가 하고 싶었던 일들, 엄마의 삶을 저 넓은 세상에 무한대로 펼쳐봐. 우리가 응원할게."
아이가 던져준 무한한 신뢰의 날개를 달고 나는 한국에서 내 삶을 다시 아름답게 일구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비록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고 엄마의 빈자리는 컸지만,
아이들은 보란 듯이 두 세계 사이에서 당당하게 자라주었습니다.
한 아이는 사람들의 아픔을 치료하는 치과의사로,
또 한 아이는 오타와 푸른 하늘 아래 국가의 부름을 받은 늠름한 공군 장교로 우뚝 섰습니다.
"잔인하도록 길고 차가웠던 캐나다의 겨울을 견뎌내고, 마침내 맞이한 푸른 호수 같은 평화.
그 긴 터널을 함께 걸어와 준 아이들의 성실함이 참으로 고맙고 아름답다."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공군 제복을 입은 아들의 당당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비로소 그 옛날 아들이 읽어주었던 나방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그때의 그 혹독했던 고립과 경제적 결핍은 우리가 무너져야 할 이유가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의 날개에 힘을 길러야만 했던 고난의 시간이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 눈물겨운 감격을 도대체 누구와 나누어야 할지 몰라 서성이다가,
가만히 온라인카지노를 열어 기록을 남깁니다.
이 기록은 단순히 화려한 성공에 대한 자랑이 아닙니다.
거친 이민의 땅에서 부모가 먼저 무너지지 않도록 성경을 들고 온 작은 아이의 성실함과,
엄마의 삶을 조건 없이 지지하며 등 밀어준 자녀들의 사랑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기적의 보고서'입니다.
두 세계의 경계선에서 길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 차가운 경계를 단단하게 잇는 거대한 다리로 자라준 나의 아이들아.
너희가 내 아들과 딸이 되어주어서, 내 삶의 가장 찬란한 유산이 되어주어서 눈물 나도록 고맙다.
너희가 활짝 열어준 내 무한한 삶의 지평 위에서,
엄마는 오늘도 너희의 푸른 비행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기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