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도전과 고민 속 재잘재잘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 지인이를 만났다.
우리는 서로 아주 다른 일과 길을 걷고 있지만,
25살이라는 나이로 서로를 공감하고 있다.
지인이와는 입시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이다.
어렵고 대학이라는 문만 바라보며 서로 어떤 위치에 있든 우린 ‘친구’라는 이유로 서로 의지했다.
나는 폴더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휴대폰이 없던 지인이는 첫눈이 오던 날 우리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여보세요?’
‘야!! 밖에 눈 와 내일 새벽 학교 운동장 우리가 처음으로 밟자!!’
학교와 공부가 전부였던 입시생이 첫눈은 큰 도파민이었다.
이렇게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운동장에 덮인 눈을 부비고, 눈사람을 만들고 우린 다시 교실로 들어가 공부를 했다.
그 작은 기억들이 내 학창 시절 한편의 서랍에 하나씩 쌓여있다. 매일 새벽 6시에 같이 등교해서 아침 조회까지 공부를 하던 그 시절이 뚜렷하다.
그렇게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우린 똑같다.
각자 다른 길과 전문성을 갖춰 가지만,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이라는 텀을 두고 만나는
우리는 만날 때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 있지만
항상 꼬리처럼 딸려오는 고민들은 서로 비슷하다.
이렇게 오늘 우린 6개월 만에 만나 서로의 자잘한 안부와 함께 이야기를 쌓아 나갔다.
우리는 아직 자신만의 전문성을 시작하는 단계에 서 있다. 어쩌면 아직 시작도 안 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린 자신이 하고 있는 걷고 있는 길과 그 길 위에 놓인 여러 자갈들을 밟으면서 걸리는 고민들에 대해 털어놓았다.
의대생인 지인이는 과를 결정하는 고민과 미래에 대한 고민들이 가득했다. 나 역시도 온라인 게임을 다니고 있지만 온라인 게임이 나를 표현해 주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만의 전문성을 찾고 여러 고민들에 서 있다.
우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꿈을 찾고 자기 자신을 더 알아가는 시기에 있음은 분명했다. 서로의 길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는 어떤 조언을 당당히 해 줄 순 없지만,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정말 큰 행운인 걸 안다.
어떻게 슬롯에 기여해야 하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뭔지,
나는 누구인지
이렇게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물며 끝없는 대화 속에 있었다. 명확한 답을 찾긴 어렵지만 생각을 하고 생각을 입에 올리는 거 자체가 가치 있다고 봤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주제 다른 말들로 이 주제 저 주제 오가며 대화를 나눴다. 서로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 오가는 시간은 끝도 없다. 우린 고민이 꼬리를 물 때 주위 어른들의 조언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 조언도 적당한 답이 즉, 정답을 알려주진 않는다.
사람과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건 참 기쁜 일이다.
우리가 했던 고민들에 어떤 선택을 하고 길을 개척해 나갈지 아직 잘 모르지만 좀 더 나아가 다시 이 순간을
곱씹어 봤을 때 가치가 있던 시간임은 분명하다.
진정함은 언젠가 통한다는 세상의 이치를 아직 믿고 있고 그렇게 믿고 싶다. 꿈을 찾아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그렇게 우린 약 6시간의 대화를 기차라는 이유로 끊어낸 후, 서로의 미래를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렇게 얼마 안 지나서 또 만나자 친구야!!
그리고 요즘 듣는 노래가 있다. 이찬혁의 ‘꼬리’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이찬혁은 라이브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방향지침이 되어줄 수 있는, 우리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꼬리가 있었다면 혹시 삶을 좀 더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일찍 알 수 있었을까?? “
사람을 살리는 음악, 그리고 삶을 공감해 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건 확실하다. 이 진정성이 듣는 이에게 전할 수 있는 그 능력이 참 대단하다.
요즘은 이 앨범을 2번 이상 들어야 하루가 사는 기분이다. 오늘도 3번 돌려 들었다.
그렇게 오늘 하루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