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이 있으려고 안 좋은 작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

by최진영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험관시술이 또 시작되었다.

사실 난 긍정의 여왕이라 당연히 1차에 될 줄 알았다.

그동안 몸관리도 잘해왔고,

열심히 운동도 했고, 나름 동안이란 소리도 많이 들어왔으니까..


하지만,

나이는 임신 앞에서는 속일 수 없다고 했다.


"나이가 깡패예요~"

처음 한의원에서 들었던 소리..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

결혼이 늦었으니

아이도 늦어지는 게 당연하다 여기기로 했지만


벌써 9차 시술지원서를 받으면서

이거 참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가 시술받던 중에

난임시술지원정바카라이 날로 좋아져서

시술 횟수도 늘어났고,

45세 이상 본임부 담금도 50%에서 30%로 차별이 사라졌다.

감사할 따름이다.


작년만 해도 AMH수치가 1.34 정도였는데,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살도 빼고 하는데 6개월 정도 지나니까 0.3으로 떨어졌다.

(* 참고: AMH 검사는 난소 예비력, 난소에 남아있는 난자의 양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검사)

아마도 계속된 과배란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하셨다.

아무리 긍정회로를 돌리려고 해도 쉽지 않은 것이 시험관 시술이다.


세상에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사실은

나 같은 노력파에게는 한없이 높은 장벽같이 느껴진다.


운 좋게 남은 난자 중에 좋은 난자가 나와

시기를 잘 맞춰 시술받아서 아이를 갖는 일은 진짜 로또와도 같은 희망이다.


또 한 번 묻는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학원에서 생각처럼 일이 굴러가지 않아서 최근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업무에 대해 의견 충돌이 생기는 것도,

제대로 의사전달이 안된 부분에 대해 바카라임을 추궁당하는 것도 견디기가 힘들었다.

일이 많아지다 보니 피로가 쌓여서 참을성이 바닥이 나고 있었다.


이사 온 지 벌써 8개월째인데, 아직도 전에 살던 집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재판 중이다.

이사오느라 생긴 빚으로 아껴도 아껴도 남는 게 없다.


옆자리 선생님과 이야기하다가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고 이러는지 모르겠어! "


투정 섞인 한마디가 내 입에서 툭 튀어나왔는데,

아~ 이거구나 싶었다.


그래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게

단 하나의 좋은 일을 위해서라면 그것도 감수할만하겠다는 생각.


그까짓 거 참을 수 있겠다는 생각.


예쁜 아가를 만나는 일에 시샘이 나서 세상이 잠깐 나를 괴롭히는 거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이렇게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시험관을 하는 동안 어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뭔가 마일리지를 쌓는 마음으로 기쁘게 견딜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아직 진행 중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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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의 Fé Ng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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