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귀에 이어폰을 꼽고 집을 나섰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싸게 발걸음을 떼는데 언젠가 본 듯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늙숙한 아낙이 네댓 살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를 등에 업고 느짓느짓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할머니와 손자로 보였다. 오래 전이지만 어느 저녁 노을진 하늘을 배경으로 똑같은 뒷모습을 본 적 있어서 곧바로 알아보았다. 그때도 참 정겨운 풍경이라 생각했기에 다시 만난 그들이 반가웠다. 그때 라디오 소리를 뚫고 아이의 서툰 말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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