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독서모임에서 딱 둘이서만 보게 되었다. 내 뒤로 더 참석자가 있을 줄 알았는데 적잖이 아쉬웠다. 모임 장소가 집에서 꽤 먼 곳이라 상대방이 모임을 취소해주길 은근히 바랐다. 지금껏 번복하는 사람을 종종 봤기에 이루어질 법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이번이 첫 참석이었던 그는 약속 시각이 될 때까지 취소 의사를 전하지 않았다. 모임의 첫 인상을 나쁘게 남길 순 없었기에 내가 먼저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바카라 얘기를 얼마나 깊이 할 수 있을까 의심에 휩싸인 채 외출 준비를 하려니 귀찮기만 했다.
카페에 먼저 도착한 건 나였다. 상대가 일 때문에 늦게 온다는 걸 미리 밝혔기에 별 조급함 없이 바카라을 읽으며 기다렸다. 하지만 차분한 마음은 얼마 가지 못했다. 바카라장을 펼치고 얼마 안 되어 상대가 도착 예정 시각을 알렸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 오느라 무려 두 시간 넘게 늦는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사정이면 취소를 할 것이지 매련하게 끝까지 오겠다고 하는 그가 미웠다. 단톡방에 '피곤하시겠어요'라고 쓰면서 '지금이라도 그냥 못 오겠다고 하시죠'하는 속내를 담았다. 버스 막차 시각을 고려하면 그가 오더라도 길어야 삼십 분 가량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사정을 전혀 모르는 그는 최대한 일찍 가겠다는 말을 남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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