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의 조잘거림: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의 반짝임

by박순동

[제1화]


별빛의 조잘거림: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의 반짝임

박순동


어느 봄밤의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본 적이 있나요. 유독 오늘 밤의 별들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서로의 어깨를 들치며 조잘거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 모습이 꼭 겨우내 가슴 속 깊은 곳에 꽁꽁 묶어두었던 말들을 이제 그만 꺼내놓으라고, 봄바람에 실어 저 먼 고향 언덕까지 보내보라고 재촉하는 듯합니다.


우리에겐 누구나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이 있습니다.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해 별빛의 형상을 빌려 가슴에 박아둔 언어들. "보고 싶다"는 흔한 고백 대신 "밤공기가 참 좋다"고 에둘러 말했던 그 밤의 망설임들이 오늘 밤, 별이 되어 반짝입니다.


봄밤의 별빛은 차갑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당히 데워진 그리움의 온도입니다. 별빛이 쏟아지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저 멀리 아득한 유년의 고향 집 뒷동산에도 어느새 연분홍 진달래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곳까지 내 마음이 닿을 수 있을까, 별빛에게 물어보는 밤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상대의 가슴에 반짝이는 이름 모를 별들을 하나하나 읽어주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진심은 별빛의 조잘거림에 실어 보내고, 우리는 그저 비스듬히 앉아 서로의 그림자를 포개어 봅니다.


이 밤, 별빛이 당신의 창가를 유독 소란스럽게 두드린다면 그것은 누군가 당신에게 보내는 미처 전하지 못한 사랑의 언어일 것입니다. 그 반짝이는 속삭임을 이정표 삼아, 당신의 마음도 오늘 밤만큼은 고향 언덕 위를 자유롭게 거닐어 보길 바랍니다.


2026년 봄,

박순동 쓰고 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