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나는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미웠다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던 날들- 상처#9

bybloom

※ 이 글에는 가정폭력, 성적 침해, 외도, 가족 안에서의 상처와 트라우마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가족 간의 갈등과 믿음이 무너지는 장면, 폭언과 정서적 충격을 다루고 있어 누군가에게는 오래 묻어두었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잠시 뒤로 가셔도 괜찮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오늘만 무료'로 공개되는 멤버십 글입니다.




"두 분 이혼하세요."

오빠가 힘겹게 말을 뱉었다.


방 안에서 거실의 소리를 듣고 있는데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부모님도, 오빠도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집 안이 조용해질수록 내 심장 소리만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혹시 방문 밖까지 들리는 건 아닐까.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때였다.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라 몸이 굳었다.


잠시 뒤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진영아... 미안해. 들어가. 응?"


그러자 오빠가 큰 결심을 한 사람처럼 입을 열었다.

"제가 고3인건 알고계시냐구요! 그리고 어머니가 뭐가 미안해요? 진짜 아버지 때문에 집에 들어오기가 싫어요. 알고 계세요?"


어머니는 울먹이며 오빠를 말렸다.

"아버지가 속상해서 그래. 아프셔서 그러는 거야."


"몸이 아픈 건 알겠어요. 그런데 고치려는 의지는 있어요? 맨날 술 마시고, 때리고, 소리 지르는 것 말고요. 병원에서는 암도 고쳐놨잖아요. 이 정도면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에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오빠의 목소리가 떨렸다.


울고 있다는 걸 목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아!"

짧은 신음이 들리더니 곧바로 아버지의 고함이 이어졌다.


"이 자식이 말 다 했어?"

방 안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데 쿵, 쿵, 쿵.

발자국 소리가 내 방으로 가까워졌다.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급히 침대로 들어가 이불을 끌어당기고 자는 척했다.

방문이 열렸다.

오빠였다.


"배미영. 안 자고 있잖아. 일어나. 나와."

"응? 왜?"

"너도 이 집에서 살 수 있겠어? 나와. 너도 말해."

무서웠다.


무슨 말을 하라는 걸까.

오빠만 믿고 있었다.

오빠가 다 해결해 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부모님 앞에서 내 입으로 그 모든 일을 말할 자신은 없었다.

큰일 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괜히 눈을 비비며 막 잠에서 깬 척했다.

하지만 오빠는 내 팔을 붙잡고 거실로 이끌었다.


"뭐? 너도? 너도 이 집에서 못 살겠어? 집안 꼴이 하여간... 그럼 나가! 다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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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법보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찾고 싶어 용기를 내어 나의 꿈을 다시 꺼내봅니다. 조금 늦은 봄이지만 언젠가 꽃을 피우기 위해 오늘도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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