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직접 하고 뭘 맡기나
세금 이야기를 죽 듣고 난 초기 창업가의 표정에는 두 가지가 섞여 있다. 하나는 "이걸 다 직접 하라고?"라는 막막함, 다른 하나는 "세무사 쓰면 돈 나가는데"라는 부담. 그래서 많은 사람이 양극단으로 간다. 다 직접 하다가 신고철에 무너지거나, 시작하자마자 다 맡겨놓고 자기 회사 숫자를 영영 모르거나.
둘 다 좋은 답이 아니다. 핵심 질문은 "직접이냐 위탁이냐"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무엇을 직접 하고, 무엇을 맡길 것인가"의 분배다. 그리고 그 분배는 회사의 규모와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짚을 게 있다. 세금 신고의 출발점은 '기장(記帳)' — 장부를 적는 일이다. 8장에서 회계를 다뤘는데, 그 회계 기록을 세법에 맞게 정리하는 게 기장이고, 그걸 토대로 신고가 이뤄진다.
코칭에서 내가 늘 강조하는 게 있다. 기장과 신고는 맡겨도 좋다. 하지만 맡긴 결과를 읽을 줄은 알아야 한다. 세무를 100% 위탁하고 자기 회사 재무제표도 못 읽는 대표를 보면, 나는 그가 언젠가 세무대리인에게 휘둘리거나, 문제가 터졌을 때 뒤늦게 알게 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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