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설립 실무 ② 공동창업자 지분

의리로 나누면 안 되는 이유

by이상한 나라의 폴

"저희는 셋이 똑같이 3분의 1씩 나눴어요"


프롤로그에서 꺼낸 그 장면이다. 좋은 아이템, 좋은 팀. 그리고 "의리로 똑같이 나눴다"는 한마디. 이제 그 뒷이야기를 할 차례다.


그 회사는 1년을 못 버텼다. 정확히 말하면 회사가 망한 게 아니라, 결정을 못 내리는 회사가 됐다. 셋 중 하나가 방향을 두고 등을 돌리자 2 대 1이 됐지만, 떠난 사람은 자기 지분 3분의 1을 그대로 들고나갔다.


남은 두 사람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 투자를 받을지, 사업 방향을 틀지 — 회사에 더는 나오지도 않는 사람의 동의를 구해야 했다. 회사에 없는 사람이, 회사의 3분의 1을 쥐고 있었다.


지분을 나누는 일은 "공평하게"가 목표가 아니다. 회사가 굴러가게 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이 둘은 자주 충돌한다.


심사역은 아이템부터 보지 않는다. 누가 얼마를 가졌는지를 본다.


투자 검토에서 캡테이블(주주 구성표)을 받아 들면,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두 가지를 확인한다. 첫째, 의사결정을 끌고 갈 사람이 분명한가. 둘째, 회사에 기여하지 않는 지분이 얼마나 묶여 있는가.


50:50이나 3분의 1씩 균등 분할을 보면 멈칫한다. 공평해 보이지만, 투자자 눈엔 "교착(deadlock)이 예약된 구조"로 읽힌다. 의견이 갈리면 아무도 못 깨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50:50은 공평한 게 아니라, 막상 중요한 순간에 아무도 결정하지 못하는 구조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상한 나라의 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28년간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 현장을 누비던 비즈니스맨에서, 이제는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깨우는 액셀러레이터이자 중장년의 변화를 이끄는 커뮤니티 빌더로 매일 새로운 삶을 쓰고 있다.

31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6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