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로 나누면 안 되는 이유
프롤로그에서 꺼낸 그 장면이다. 좋은 아이템, 좋은 팀. 그리고 "의리로 똑같이 나눴다"는 한마디. 이제 그 뒷이야기를 할 차례다.
그 회사는 1년을 못 버텼다. 정확히 말하면 회사가 망한 게 아니라, 결정을 못 내리는 회사가 됐다. 셋 중 하나가 방향을 두고 등을 돌리자 2 대 1이 됐지만, 떠난 사람은 자기 지분 3분의 1을 그대로 들고나갔다.
남은 두 사람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 투자를 받을지, 사업 방향을 틀지 — 회사에 더는 나오지도 않는 사람의 동의를 구해야 했다. 회사에 없는 사람이, 회사의 3분의 1을 쥐고 있었다.
지분을 나누는 일은 "공평하게"가 목표가 아니다. 회사가 굴러가게 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이 둘은 자주 충돌한다.
투자 검토에서 캡테이블(주주 구성표)을 받아 들면,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두 가지를 확인한다. 첫째, 의사결정을 끌고 갈 사람이 분명한가. 둘째, 회사에 기여하지 않는 지분이 얼마나 묶여 있는가.
50:50이나 3분의 1씩 균등 분할을 보면 멈칫한다. 공평해 보이지만, 투자자 눈엔 "교착(deadlock)이 예약된 구조"로 읽힌다. 의견이 갈리면 아무도 못 깨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50:50은 공평한 게 아니라, 막상 중요한 순간에 아무도 결정하지 못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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