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홈택스에서 사업자등록 자체는 정말 금방 끝난다. 공동인증서로 로그인하고, 몇 가지 입력하고, 며칠 안에 사업자등록증 PDF가 나온다. 세무서에 갈 필요도 없다.
문제는 그 "몇 가지 입력"이다. 5분이면 끝나는 그 화면에서, 앞으로 몇 년간 본인이 낼 세금과 받을 수 있는 혜택의 상당 부분이 결정된다. 빠르다고 가벼운 게 아니다. 사업자등록은 회사라는 그릇에 처음으로 이름과 모양을 새기는 일이다.
코칭하면서 가장 자주 보는 건, 이 화면을 너무 빨리 넘겨버린 사람들이다. 업종코드를 대충 찍고, 과세유형을 아무거나 고르고, 개업일을 무심코 적는다. 그리고 1년쯤 뒤에 "어? 이게 이렇게 되는 거였어요?"라고 묻는다.
심사역은 아이템부터 보지 않는다. 사업자등록증부터 본다.
회사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받아보는 서류 중 하나가 사업자등록증이다. 거기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언제 사업을 시작했는지(개업일),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업태·종목), 어떤 세금 체계 안에 있는지(과세유형). 그리고 이 정보들이 본인이 IR에서 말하는 내용과 어긋나면, 작은 균열이 보인다.
"AI 솔루션 회사"라고 소개하는데 등록증 업태가 엉뚱한 도소매업으로 돼 있거나, "2년째 운영 중"이라는데 개업일이 6개월 전이거나. 큰 문제는 아니지만, 본인 회사의 기본 서류조차 정확히 모르는 대표라는 인상은 남는다. 등록증은 회사의 신분증이다. 신분증의 정보는 정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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