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이 많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주변에 월 천 버는 친구들이 수두룩하니까~ 당연하게 월 천 정도는 벌어야지 많은 수입이라고 생각했지요.
저는 세금 80만 원을 떼고 받는 수입이 4백만 원 조금 더 됩니다.
거기다가 저작권료로 들어오는 조금에다가 간간히 각색정도의 알바로 벌어드리는 돈이 있고요.
그런데 저는 그 돈이 매달 10일에 모두 나갑니다. 한 푼도 빠짐없이요.
전업작가로 일하면서 빌린 돈들과, 전 남편의 보험료까지 제가 내고 있습니다.
다들 이 대목에서 놀라는데 왜 전 남편의 보험료를 매달 30만 원씩을 내냐고 묻지만
만약 그 돈을 내가 안내면 병이 걸렸을 때 그 감당을 내 딸이 다 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냅니다.
작가일이라는 게 계약금을 받으면 그 이후로 몇 년 동안 편성을 받을 때까지 노예로 살아야 하기에
잠시 안식년을 가지고 노동으로 돈을 벌어보자라는 맘으로 취업을 하고 현재 4년 동안 온라인 게임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온라인 게임인이 되어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으로 살아가다 보니 힘든 게 있더라고요.
목돈 받으며 살았을 때는 그래도 돈을 흥청망청 쓸 수 있는 시기가 있었는데 월급쟁이는 수입의 범주를 넘어서는 지출이 생기면 안 되더라고요.
사 년 동안 정말 내야 할 모든 세금과 밀린 세금과 모든 개인적인 빚을 정리하면서 살다 보니
돈을 원 없이 써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도 계약금 받을 때면 좋아하는 운동화를 세 켤레 이상을 해외직구 해가면서 살았는데
온라인 게임인으로 사니 운동화가 필요가 없어요.
주방에서 일할 때는 주방화만 있으면 되고, 옷도 주방에서 일하는 노동복을 입으면 되고요.
그나마 회사에다가 사 달라하기 귀찮은 12.000원짜리 앞치마와 장화 사는 게 다였으니까요.
어느 순간 현타가 오더라고요.
아~~ 돈을 원 없이 써 보자. 조카들 용돈도 주고, 임신한 후배 와이프들에게 과일도 좀 보내주고~
인간답게 살아볼까? 하는 생각에 얼마 전에 새벽 알바를 시작했어요.
시간당 2만 원, 푸드회사에서 하루에 천명분의 음식을 만드는 일이에요.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딱 세 시간. 그렇게 해서 한 달에 180만 원의 아르바이트비를 받는 날
아르바이트비를 하루에 다 썼어요.
왜? 내 소원이 돈을 원 없이 써보자였으니까요.
그 원 없이 써보자는 게 명품백도 아니고~ 그냥 푼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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