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ttle Fable: 소금과 맞바꾼 시계

the third

byJuncus

안녕하세요, 준쿠스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가 만든 작은 우화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이번 편을 올려드리며 당부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삽화를 먼저 잘 보시고 글을 읽어보셨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맨 처음 이 우화 시리즈를 올려드리면서 말씀드렸던 게 있지요. 이게 매우 상징적인 이야기라는 것 말이에요. 즉, 많은 담화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요. 그러니까 그냥 이야기의 내용을 액면 그대로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해석학적 상상이 필요합니다. 제가 굳이 AI의 도움을 빌려 삽화를 제작해 보는 걸 고려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히 이번 편이 삽화의 역할이 클 것 같아요.


그럼,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분노한 장사꾼은 작전을 바꾸기로 결심했어요. 외지인인 자신이 아무리 애걸을 해봤자 소용이 없는 것 같으니, 마을 사람들을 이용하자고 말이에요. 그래서 그는 그 마을의 원로들과 마을의 행정 전반을 담당하는 마을 대표들에게 찾아갔어요. 그리고 다음과 같이 회유했지요.


“저는 이 아름다운 마을에 사는 당신들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습니다!”


이에 원로들과 마을 대표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어요. ‘뭐가 부럽고 또 안타깝다는 거지?’ 하고 말이에요. 장사꾼은 말을 계속 이어갔지요.


“이렇게 아름답고, 생활의 많은 것들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평화로운 곳에 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네, 맞아요. 분명 그렇지요. 하지만 저의 이 날카로운 눈썰미로 보기에 아무리 당신들이라고 해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 하나 있는 것 같군요. 그것은 바로........ 소금! 소금입니다. 여기는 바다에서 한참을 떨어져 있는 마을이지요. 아마도 당신들 중에는 평생토록 바다라는 걸 직접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게다가 암염을 구할 수 있는 소금광산도 근처에 없지요.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소금을 얻기 위해 저 멀리 떨어진 소금광산 마을 사람들과 아주 오래전부터 거래를 해왔다는 것을 말이에요. 그런데 요즘 그 마을 사람들이 요구하는 금액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왜냐하면 당신들이 사는 마을에는 여전히 소금이 나질 않지만, 그 소금광산 마을에서는 그동안 당신들로부터 구매했던 이 마을의 특산품이 더 이상 예전만큼 구하기 힘든 것이 아니게 되었거든요. 아마도 여기보다 더 가까운 장소로부터 당신들의 것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겠지요.”


여기까지 말한 장사꾼은 마을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어요. 그리고 모두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보이는 걸 확인한 그는 의기양양하게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어요.


“세상은 변하는 법입니다. 옛날 방식에 안주해 있으면 안 돼요. 당신들도 이제 좀 더 값어치 있는 걸 팔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자 마을 대표 중 한 사람이 “그게 무엇일까요?”라고 물었어요. 그리고 장사꾼은 기다렸다는 듯이, 시계가 달린 종탑을 가리키며 외쳤어요.


“바로 저 시계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 시계의 설계도와 이 마을 곳곳에서 나는 저 시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들입니다! 소년을 설득해서 시계의 설계도만 내게 팔게 하면, 저는 당신들에게 그보다 더 크고 장기적인 대가를 제공해 주겠습니다. 당신들은 이 마을 곳곳에 널려있는 나무나 돌만 주어서 제게 팔면 됩니다. 그러면 전 그 대가로 당신들에게 소금을 주겠어요. 아마도 그것은 지금까지 당신들이 구할 수 있었던 소금의 양의 2배, 아니 그 이상을 앞으로 10년 간 제공해 주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귀가 솔깃해졌어요. 아름다운 나무와 돌은 지천에 널려 있었어요. 그걸 그저 베고 줍기만 하는데도 그 귀한 소금을 지금보다는 배로 10년 간이나 편하게 얻을 수 있다는 말에 그들은 흥분했고, 그동안 깊고 깊은 던전에서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잠들어 있던 케로베로스가 드디어 눈을 뜬 것처럼,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던 욕심이 솟아나기 시작했어요. 급기야 평화롭고 조용했던 마을은 사람들의 말다툼으로 소란스러워졌지요. 그들의 의견은 크게 갈렸어요. 그것은 바로 소년이 싫다고 하는데 설계도를 장사꾼한테 팔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의견과 이에 반대되는 의견이었지요. 소년이 설계도를 팔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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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소년이 저 아름답고 정확한 시계를 만든 것은 우리 마을 전체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소년이 그 설계도를 팔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그 설계도를 양보한다면, 우리 마을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 저 시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 바로 소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오랫동안 걱정 없이 마을 사람들 전체가 먹을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소년이 끝내 설계도를 양보하기를 거부한다면, 이는 결국 그가 욕심쟁이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는 게 될 것입니다!”


소년은 자신이 만든 시계 때문에 마을의 평화가 이렇게 무너져 내리는 게 너무도 고통스러웠어요. 또한 마을 사람들의 의견은 점점 설계도를 양보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갔지요. 다들 10년 간 힘 안 들이고 소금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히고 만 것이었어요. 결국, 소년은 마을 사람들의 강요와 자신이 사랑하는 마을의 평화를 위해 장사꾼에게 그 시계의 가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싼 값으로 설계도를 넘기고 말았지요. 왜냐하면 이 시계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것이었기에 그 어떤 값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것이었거든요. 결국, 신이 난 장사꾼은 스스로 공정하다고 자부하면서도 별로 공정하지 않은 방식을 통해 전혀 공정하지 않은 값을 치르고 떠나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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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 후, 어찌 된 일인지 마을에는 폭풍우와 번개가 휘몰아쳤어요. 이런 일은 매우 드물었기에 당황한 사람들은 모두 문과 창문의 걸쇠를 단단히 잠근 채로 집안으로 들어가서 꼼짝도 안 했지만, 소년은 그럴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자신이 만든 시계가 너무도 걱정이 되었거든요. 그 시계가 그렇게 정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마을 호숫가에서 소년이 채집한 그 아름다운 빛깔의 돌들이 가진 자성 때문이었어요. 즉, 소년은 그 돌을 이용해서, 작은 우주, 즉 작은 자기장의 세계로서 완전한 시계를 만들어낸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번개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결국은 폭풍우 속에서 그 시계를 지키려고 하다가 번개에 맞아 죽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소년의 희생 덕분에 시계는 망가지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소년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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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2주 뒤에 이 우화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올려드릴게요. 그럼 다음주에는 다시 <리어왕> 리뷰 시리즈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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