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ttle Fable: 소금과 맞바꾼 시계

the first

byJuncus

안녕하세요, 준쿠스입니다.


이번 시간은 지난주에 미리 말씀드린 것처럼 작은 우화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을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리즈는 총 4화로 진행될 예정이에요. 즉, '기-승-전-결'의 구조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리어왕> 리뷰 시리즈와는 한 주씩 번갈아 가며 올릴 겁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만든 100% 창작물이에요. 몇 년 전에 써 놓은 건데, 삽화가 있는 우화로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전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니라, 전에는 삽화 같은 건 엄두도 못 내었는데, 요즘은 AI 덕분에 이런 작업이 정말 쉬워진 것 같습니다.


이 삽화 제작에 따로 전문 이미지 생성형 AI를 쓴 것은 아닙니다. 그저 무료 보급형 챗지피티에게 적절하게 프롬프트를 넣어서 만들어낸 것이에요. 제가 이 삽화들 제작을 위해 챗지피티에게 명령어를 넣을 때, 주안점을 주었던 것은, <라퐁텐 우화>의 삽화들과 같이, 내가 의도하는 '상징'을 이미지로 잘 구현하라는 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매우 상징적인 이야기이거든요.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와 같은, 작은 '철학적 동화'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만큼 해석학적 지평도 넓으니, 여러분들 각각의 해석이 이에 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도록 할게요.




옛날 옛적에, 하늘에는 늘 새하얀 뭉게구름이 지평선과 맞닿은 채로, 솜사탕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라오고, 잘 익은 완두콩 색 같은 연두색 벌판이 끝없이 펼쳐진 어느 마을이 있었어요. 하늘에는 낮은 구름들이 마치 이 벌판을 산바카라이라도 하는 듯이 바람결에 천천히 떠다니고는 했는데, 그럴 때마다 그 아래로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지는, 그런 그림 같은 마을이었지요.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욕심쟁이가 없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부지런히 움직이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숲에서, 들에서, 그리고 강가에서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그들은 각자 자신의 역할이 있었지요. 어떤 이는 대장장이였고, 어떤 이는 바구니를 만들었고, 또 어떤 이는 배를 만들었지요. 아무튼 이렇게 각자 맡은 일을 하며, 그들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살았어요. 더 많이 만들 필요도, 더 적게 만들 필요도 없었어요. 왜냐하면 굳이 얼마나 만들지는 힘들게 계산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를 보고, 만나고, 이야기하다 보면, 뭐가 얼마큼 필요한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거든요. 그렇게 그들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로, 딱히 의도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그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어떤 소년이 한 명 살고 있었어요. 소년의 집안은 대대로 마을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종탑의 종지기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소년 역시 어린 시절부터 그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하늘 위의 구름과 달과 별을 보고, 숲과 개울과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 사는 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내려다보고는 했답니다. 그것들은 모두 매우 규칙적이었고, 조화로웠어요.



시간을 알리는 종탑의 종지기를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소년은 이런 반복되는 규칙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심미안을 타고난 아이였어요. 아이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런 경험들을 매일 같이 하면서 상상력을 키워나갔고, 그래서 소년의 머릿속에서 세상은 어디 하나 모난 데 없이 동그란 원 같은 곳이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매우 일정하고, 정확하며, 또한 아름다운 섬세한 규칙들이 있었답니다.

소년은 그렇게 섬세한 감각을 스스로 점차 키워나가며 성장했어요. 그리고 당시 다른 모든 마을 사람들 역시 그러했던 것처럼, 아무런 욕심 없이, 그저 자신의 즐거움과 필요에 의해 매우 섬세한 시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지요. 소년은 생각했어요. 시간을 알리는 종탑 대신에 매우 정확한 시계가 탑 위에 달려 있다면, 마을 사람들이 훨씬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에요. 그래서 매일 같이 별과 달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땅 위로 비추는 태양의 그림자나 규칙적으로 출렁이는 마을의 큰 호숫가의 물의 높낮이 등을 섬세하게 기록하면서, 결국에는 매우 정확하게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기존의 리뷰 시리즈와는 달리 읽기가 훨씬 수월하시지요? 완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쓴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 우화만큼은 그리 부담스럽게 읽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그럼, 다음 시간에는 다시 <리어왕> 리뷰 시리즈로 찾아뵐게요. 다음 시간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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