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오고 가고

by날개

돌아가는 것은 설레는 일이고, 돌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일까? 그대로 돌아갈 수 있는 건가? 돌아와도 그대로인 것일까? 누군가를 기다렸다면 돌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고, 돌아가는 것은 누군가에게로 가는 것인가? 다시 돌아온다는 건 무엇인가? 다시 돌아간다는 건 또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마음은 늘 익숙함과 그리움의 결을 따라 걷는다. 누군가를 기다리던 이에게 닿는 귀환이 반가움이라면, 저마다의 사정으로 그리운 이에게나 제자리를 향해 발걸음을 떼는 것은 설레는 일일 테니까.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돌아와도 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인가. 1년이라는 시간의 누적을 지나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은, 마치 계절을 돌고 도는 궤적 같아 보이지만, 시간은 결코 거꾸로 흐르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은 단 한 순간도 멈춘 적이 없고, 우리가 마주하는 대상이나 장소는 결코 1년 전 그 상태 그대로가 아니다. 돌아온 것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고 돌아간 그곳의 사물과 환경들도 이미 변해버렸기에, 원래라는 고정된 실체란 사실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인간이 마음의 길을 잃지 않으려고 만든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이자 환상일 뿐이다. 누군가는 삶의 마감을 온 곳으로 돌아갔다 표현하고, 누군가는 오랜 방황 끝에 제자리로 수렴하는 귀환이라 부르지만, 이 모든 이동은 결국 변해버린 현실 속에서 새로운 무게를 지니고 겹쳐지는 현재의 만남일 뿐이다.


지나고 보면 1년이라는 시간은 참으로 짧아서 허망하게 느껴지지만, 그 시간 속에서도 감정과 기억은 켜켜이 쌓여 우리를 완전히 다른 결로 빚어놓았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게 아니라, 우리는 각자의 풍파를 견디며 한 뼘 더 깊어졌기에 제자리로 돌아온 줄 알았던 그곳은 사실 예전의 좌표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변화를 온몸으로 통과한 끝에 스스로 지켜내야 할 본질을 정직하게 품는 성숙의 과정이다.


똑같은 1년 전의 나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흘러간 시간의 훈장을 안고 다시금 처음의 태도로 마주하는 것. 좌표는 변하고 모든 것은 흘러갔으나, 그럼에도 우리는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그곳에 돌아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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