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피벗(Pivot) 버튼

by날개

사람들은 삶의 전환점을 대개 외부에서 찾는다. 새로운 온라인 게임, 새로운 관계,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이 현재의 삶을 바꾸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가 찾고 있던 변화는 외부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속에 숨어 있다. 삶이 만족스럽지 않게 느껴질 때 우리는 종종 지금 가진 것의 가치를 잊은 채 다른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를 선명하게 마주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외부의 전환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기존의 선택이 재평가된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현재의 삶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다. 안정성, 익숙함, 자유와 같은 요소는 그것이 위협받기 전까지 충분히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선택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상상하는 과정에서 기존 환경이 제공하던 가치가 새롭게 드러난다. 반대로 적나라하게 그동안 누적되어 있던 혹은 억눌려왔던 생체기가 여실해 드러나기도 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며, 방향을 재설정하는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평온함은 완벽한 환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여러 생각과 감정, 직관이 하나의 방향을 향해 모순 없이 연결될 때 찾아온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끝났을 때 비로소 마음은 불필요한 긴장을 내려놓는다. 더 높은 곳을 향한 욕망과 현재에 대한 감사가 충돌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현재의 삶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사람은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안정감도 스스로 위로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평온 상태는 자신을 쌓아두는 안전한 창고는 될지언정,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순 없다. 어느 새인가 인생의 연료는 소멸하여 심연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다. 인생에 어떠한 선택을 앞두고 있을 때, 어떤 전환점에서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이것이 새로운 기회인지 앞으로 나아가는 추력인지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상당이 어렵다. 고려해야 할 수많은 변수들과 예측 불가능한 외부 상황 등은 고차원적인 방정식으로도 풀 수 없고, 일부는 운발에 맡겨야 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는 않다. 행복도, 불행도, 확신도, 불안도 모두 흘러간다. 오늘의 평온은 언젠가 다시 흔들릴 것이고, 오늘의 고민 또한 언젠가 의미를 잃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은 오히려 위안이 된다. 영원한 불행이 없듯이 영원한 행복도 없고, 영원한 방황도 없듯이 영원한 안착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오히려 삶은 끊임없이 피벗해야 한다. 언제 어떤 버튼을 누를지 여부는 누적된 자신의 총체적인 경험과 직관을 결합하여 내려야할 결정이며 이에 대한 바카라임은 온전히 자기 자신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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