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얼쑤안차이위-생선보다 쑤안차이

太二酸菜鱼

by안나

중국 생선요리의 판도를 바꾼 브랜드가 있어요.

타이얼 太二酸菜鱼

중국어로는 허당, 멍청, 덜 떨어졌다는 이 단어는 지금 중국에서는 제일 잘 나가는 생선요리 전문점 이름이에요.

2015년에 산시山西출신 관이홍管毅宏은 대형 식당보다 작고 개성 강한 브랜드, 사진 찍기 좋은 식당, 젊은 층 중심의 메뉴가 뜨기 시작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규모의 단일 메뉴 브랜드 타이얼쑤안차이위太二酸菜鱼를 7월 광저우에서 시작했어요. 메뉴도 쑤안차이위 하나에 집중했어요. 당시만 해도 중국 생선요리는 보통 가족 외식 느낌이 강했는데, 타이얼은 이를 완전히 젊은 감성으로 바꿔버렸어요.

酸菜比鱼好吃(산차이가 생선보다 맛있다) 같은 강한 슬로건

검은색과 네온 위주의 힙한 인테리어

4인 이상 손님 안 받기

자리 추가 불가

맵기 조절 불가

메뉴 단순화

주류 판매 안 함


이런 독특한 운영 방식 자체가 중국 SNS에서 화제가 됐어요. 불편하지만 이상하게 또 가고 싶은 식당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거죠. 특히 90허우·00허우(90년대·2000년대생) 젊은 층 공략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중국을 넘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해외에도 진출했고, 글로벌 매장 수가 500개를 넘는 대표 중국 외식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어요.


이 메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쑤안차이예요.

쑤안차이는 중국 북방과 서남 지역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발효 식재료로 한국 김치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요. 배추나 겨자잎을 소금에 절여 자연 발효시키기 때문에 노르스름하거나 연두색을 띠어요. 매운맛보다 강한 산미와 발효 향이 핵심이고요.

지역에 따라 종류도 다른데 타이얼쑤안차이위는 쓰촨,충칭 지역에서 겨자잎(芥菜)을 발효시킨 야채를 사용하는데 산미가 훨씬 강하고 향도 진합니다. 기름진 생선국물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맛을 표현하자면 김치의 시어진 부분만 따로 농축한 느낌에 가까워요. 마늘, 고춧가루, 젓갈 맛은 훨씬 약해서 한국 김치와는 전혀 달라요. 처음 먹으면 덜 익은 백김치 같다가도 몇 번 먹으면 묘하게 중독돼요.

특히 쑤안차이위에서 쑤안차이가 중요해요. 생선 자체보다 쑤안차이 국물 맛이 더 기억에 남는 경우도 많거든요. 생선 먹으러 가는 게 아니라 쑤안차이 먹으러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한국 사람은 처음 먹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도 있어요. 발효 향이 꽤 강해서 어떤 사람은 치즈처럼 느끼고, 어떤 사람은 오래된 김치 냄새처럼 느끼거든요. 그런데 중국 현지 음식에 익숙해질수록 이 산미가 없으면 허전하다는 느낌도 있어요.


홍췐루 완상청에 있는 타이얼쑤안차이위에 점심 먹으러 갔어요.

오늘의 재료가 언제 도착했는지 자랑하는 보드

대기는 기본인 곳이라 대기 알림판과 메뉴판을 같이 보여주는 스크린


기본세팅, 심플하죠.

물 하고 차는 알아서 가져다 먹기

찬 물, 따뜻한 물 있으니 골라서 마시기

맛이 없을 수 없는 마요새우튀김

메인디쉬, 쑤안차이위

쑤안차이는 우리나라 갓 하고 비슷한 풀떼기인데요.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도 좋고 묵은지 느낌도 있어요.

오이볶음도 하나 시키고

간장소스 볶음밥

밥도둑, 돼지고기와 고추볶음-페이다 추 시그니처 메뉴 같죠.

디저트로 시킨 요상한 빙수, 팥이 들어가 있으니 용서해 주는 걸로요.

중국 전역에 매장 수가 약 500개 정도 있대요.

웬만한 쇼핑몰에는 있으니 지나가나 보이면 쑤안차이 맛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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