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이제야 나를 본다.
"마음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자적인 세계이다.
지옥을 천국으로 바꾸고,
천국을 지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영국의 시인 밀턴-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면 단꿈을 꾸곤 한다.
서로를 평생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를 기대하고, 힘든 일이 와도 함께라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이하는 아침, 소소한 저녁 식사, 함께 늙어갈 시간들까지도 모두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결혼은 단순히 사랑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맞춰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인내와 이해를 필요로 했다. 때로는 많은 희생과 포기가 필요할 때도 있다.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큰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부부라는 관계는 참 아이러니하다.
사랑해서 시작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더 아프고 더 기대하게 된다.
여기서 잠깐 나의 신혼 초 시아버지의 간병 일화를 소개할까 한다.
결혼 전 시아버지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차도가 좋아질 무렵 입원한 김에 전립선 수술을 받게 되었고, 그 후 혈뇨가 멈추질 않아 입원이 길어졌다.
20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간병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가족이 당연히 바카라임을 져야 했기에, 나는 맏며느리이자 온라인 게임을 그만둔 이유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후부터 바로 시아버지의 간병을 해야 했다.
5형제 중 막내 형님과 내가 도맡아 간병을 맡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형님과 한 아파트에 살며 아버님이 계신 병원이 바로 우리 집 앞이었다.
낮에는 형님의 딸인 조카를 돌보고, 저녁엔 밤새 시아버지의 혈뇨를 받아서 비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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