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차린 게 쥐뿔도 없어서 행복한 걸지도

by애카이브

이영지의 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30~40분짜리 롱폼 영상이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반짝이던 스타들이 이 공간에만 오면 10분도 지나지 않아 무장해제된다. 정말 차린 건 쥐뿔도 없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대형 토크 쇼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시청자들은 스타 이면의 모습에 웃으며 기꺼이 40분을 투자한다. 숏폼이 지배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왜 이 긴 영상을 끝까지 보게 될까?


차쥐뿔을 보면서 그 긴 시간 동안 대화를 이끌어가는 이영지의 화법이 궁금해졌다. 이영지는 먼저 자신의 빈틈을 드러낸다. 먼저 망가지고 리액션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선을 넘는 것도 아니다.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그녀의 세련된 배려로 다가왔다. 그래서 게스트들도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늘 입던 편한 옷차림으로 동네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고민과 농담을 나누던 시간이 편했고 많이 웃었다. 정말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쥐뿔도 없는’ 만남일지라도 괜찮았다. 서로의 빈틈을 기꺼이 받아줄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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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삶도 완벽하게 차려진 밥상일 수 없다. 준비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후회할 때도 있고 내 부족함이 크게 느껴져 움츠러들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오히려 좋아. 덕분에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할 수 있어. 어차피 잘할 거면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성장의 기쁨을 느낀다. 부족함이 있기에 더 나아진 순간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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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차쥐뿔을 챙겨보는 이유는 단순히 게스트들의 반전 매력 때문 만은 아니었다. 실수 하나도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완벽함을 요구받는 세상 속에서 잠시 포장지를 벗어던진 그 진심 어린 대화들이 나를 웃겨주고 편안하게 했기 때문이다.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그 시간만큼은 나다움과 진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화려하게 잘 차려진 밥상이 아니라 서로의 빈틈을 기꺼이 드러낼 수 있는 작은 식탁 하나. 그냥 이 정도의 온기면 우리가 쉬어가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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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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