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티슈의 수고
들고 있던 물컵이 손아래로 떨어지면서
안에 담긴 물도 함께 떨어진다.
떨어지면 주워 담을 수 있는 물건들과 달리
떨어진 물은 손으로 주워 담을 수 없다.
떨어진 물 주위에
수건도, 걸레도 없다.
좀 전에 쓰던 작은 물티슈 한 장.
쏟아진 물을 닦기에는
너무 얇은 티슈.
티슈를 쏟아진 물에 갖다 대자
물이 조금 흡수된다.
티슈에 흡수된 물을 짜내고
다시 흡수시키고
또 짜내기를 반복한다.
바닥에 쏟아진 물이
조금씩 없어진다.
물을 치우면서 팔에 힘이 들어가니
팔이 욱신거리고 아프다.
한참을 치워야
없어질 것 같은 물.
욱신거리는 팔.
순간
바닥에 푹 주저앉았다.
눈 밑으로 흘러내리는
또 다른 물.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때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팔이 욱신거릴 일이 없었을까?
쏟아진 물은
아무리 닦아도
처음의 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말도 그런 것일까.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나에게 있는 것일까?
물론
한번 뱉은 말은 담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한번 뱉은 말 하나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생을 살아오며
쌓이고 쌓인 것들의 결과인 것이다.
그리고
쏟아진 물을 닦아내기 위해
수없는 반복의 수고가 필요하듯,
지금의 나의,
아니 우리 인생의 지금 이 순간도
어떠한 결과일 것이다.
오랫동안 쌓여 만들어진 현재라면
그것을 바꾸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그 시간을 견디며
반복해야 한다.
작은 물티슈로
쏟아진 물을 닦아내듯,
나의 작은 인내로
내 인생에 쏟아진 결과를
끝까지 닦아내리라.
다시
나는 쏟아진 물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욱신거리는 팔을 참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