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빛을 향해
낯선 방.
낯선 가구들 사이로
딸아이와 나는 작은 상 하나를 펼쳐 놓고 앉아 있다.
편의점 도시락과
누군가 준 떡볶이를 사이에 두고.
손에 젓가락은 들고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베란다 창문 밖을 바라보는 눈.
딸아이와 나의 마음은
지금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
그 순간,
나의 눈은 창밖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 있지만
나의 마음은 딸아이의 마음을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을까?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마음이 아플까?
우리 지금
이거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아무도 없구나.
딸과 나,
우리 둘밖에는.
예전에도 그랬다.
아들과 둘이
지금처럼 낯선 작은 원룸에서
아픈 마음을 내색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기대어 있었다.
밤이면
엄마가 자나 보다 싶어
이불속에서 소리 없이 울던 아들.
울다가 잠든 아들을 뒤로하고
나는 베란다로 나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18층 아래를 바라보며
수없이 울었다.
작은 상 너머에 있는 딸아이의 마음도
지금 소리 없이 울고 있을까?
나는 왜
아들에게, 그리고 딸에게
아픔을 주고 있는 걸까?
왜 신은 나에게
지금 이런 시간을 주는 걸까?
지금의 시간을 지나온 나는
어떤 모습일까?
분명 언젠가는
지금의 이 순간을 돌아보며
‘그땐 그랬지.’
말할 날이 올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내가 지금 죽을 만큼 아픈 건
마음이 미래에 가 있지 않고
아직 이 순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내 마음은
막막하고 어둡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어둠 속에서
내 마음의 눈에는 작은 빛 하나가 보인다.
나는 오늘
그 작은 빛을 향해
딸아이와 함께
한 발 내디뎌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