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에 대한 짧은 생각
나는 매주 일요일 아침에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 채널 '재지마인드'의 구독자다. 서울에 사는 젊은 부부가 일상 풍경과 함께 걸으며 소소한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채널로,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고 삶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어 좋아한다. 이번 영상에서는 집착에 대한 짧은 생각을 나누는 내용이었다.
콘텐츠를 보고 나서 나는 무엇에 집착하는가 생각해 봤다. 나는 무엇에 늘 마음이 쏠리고 잊지 못해 매달리지?
요즘은 운동과 혼자만의 시간 확보가 아닐까 싶다. 맞다. 대체로 건강. 건강에 집착하고 있다. 장건강을 위해 노력하여 변비를 개선했고, 근력운동을 통해 무너지지 않는 몸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매일 15분 운동을 3개월째 하다 보니 이제 안 하면 불편한 정도가 되었고, 매일 아침 먹는 그릭요구르트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느끼니 계속하려는 마음으로 이어지고 그걸 쫒게 되는 것 같다.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
여러모로 어감이 좋지 못하다. 읽기만 하는데도 질척거리는 기분이다. 하지만 집착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 (사람을 향한 집착은 나쁘다고 생각하기에 제외하고 얘기하겠다.)
마음이 쏠린다는 건 그걸 바라는 것이다. 바라는 것을 향해 가는 마음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때론 집요함을 부리고 집착하다 보면 나아지게 되는 것이 있다. 나의 불편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고, 내가 바라는 모습에 가깝게 가는 일이라면 그것을 위한 집착에는 분명 좋은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발전과 성장은 집착과 집요함에서 시작되는 것 같기도 하다.
무언가를 늘 추구하는 상태도 집착하는 상태인 걸까? 어디까지가 집착이고 어디까지가 집착이 아닌 걸까?
건강에 집착하는 나를 생각해 보면, 중년과 노년의 단단한 삶을 위해 건강을 챙기는 일은 꼭 필요하고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운동하고 건강하게 먹으며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려는 노력은 좋은 것이다. 다만 세세하게 들어가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도가 달라진다.
건강을 위해 챙길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매 끼 단백질 그람 수를 체크하며 음식을 조합하고, 음식의 칼로리를 일일이 계산한다든지, 어떤 영양제를 언제 먹는 것이 좋은지 등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먹을 음식 하나 고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먹고 싶은데 절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한다. 영양제가 얼마나 몸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 의심하는 사이에 이렇게 까지 살아야 하는가 싶은 물음이 불쑥 올라오기도 한다. 나의 추구에 얽매여 더 많은 시간을 쓰고 감정을 쓰고 생각을 쓰게 되면서 그 과정이 소모스럽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지치는 것이다. 이런 것이 집착에 빠지는 것 아닐까.
"왜 그렇게 집착해?" 하는 말은 그것에 매몰되어 스스로가 지배당할 때, 그 집착이 나의 자유와 존재를 방해할 때 하게 되는 것 같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님에도 자꾸 추가하고, 그래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를 묶고 밀어붙이는 순간 집착은 깊어진다. 강한 집착은 강박을 불러오고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든다.
"인간보다 자연이 위대한 이유가 집착이 없어서래."
지난 짧은 여행에서 바람에 이리저리 쓰러지는 나무들을 보며 유연함과 자유를 느꼈던 게 생각난다. 그 자체로,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기는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어떤 고집도 집착도 없는 모습은 오히려 어떤 바람이 오든, 그 바람을 타고 어떤 모습으로든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바람을 탈 줄 모르고 뻣뻣하면 부러진다.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열심히, 성심을 다해 바라는 바를 추구하되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유연하게. 언제든 멈추거나 줄이거나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이 동반된다면 집착은 건강하게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