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닫힌 질문을 비난하지 마라. 닫힌 질문은 명료함을 위한 좋은 도구이다.”
-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주목하라> 중에서 -
코칭에서 닫힌 질문은, 금기시한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닫힌 질문이 주는, 폐해 때문이다. 닫힌 질문은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할래? 안 할래?”, “그래?, 안 그래?” 등의 “예.”, “아니요.”로 답하게 되는 질문이 그렇다. 형태는 질문이지만, 질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취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범죄자에게 하는 질문도, 거의 닫힌 질문이다. 어조에 따라서는, 협박으로 들리기도 한다. 닫힌 질문은, 코칭에 필요한 사고 확장이나 관점 전환을 통해, 알아차림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고 여긴다. 코칭을 배우고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도 그렇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던 어법을 버리고, 새로운 어법을 익혀야 한다. 닫힌 질문보다는 열린 질문을 해야 하고, 부정적 질문보다는 긍정적 질문을 해야 한다. 유도 질문도 삼가라고 한다. 하라는 것도 많고 하지 말라는 것도 많다. 따라서, 닫힌 질문을 비난하지 말라는 표현은 파격적이다. 명료함을 위한 좋은 도구라고까지 한다. 세계적인 코칭 대가가 말이다.
왜 그랬을까?
닫힌 질문을 강조할 때, 간과한 것이 있다. 신뢰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하지, 질문의 구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 코치가 고객과 강력한 신뢰관계를 맺고 있다면, 닫힌 질문은 열린 질문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질문의 목적은 생각의 패턴이나 흐름을 즉각적으로 더 깊이 탐험하게 하는 것이지, 질문의 구조가 아니라는 말이다. 고객의 마음을 열 것인지 닫을 것인지가, 질문의 초점이라고 강조한다. 공감한다. 그리고 동의한다. 닫힌 질문이 매우 강력할 때가 있다는 것은, 일상에서도 그렇고, 코칭 상황에서도 발견한다. 고객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꽉 부여잡고 있을 때, 닫힌 질문은 강력한 도구가 된다. 굳게 닫힌 문을 여는 방법은, 부드럽고 친절한 질문이 아니다. 단호한 어조의 질문이 강력하게 발휘될 때가 있다. 자괴감에 빠져있는 고객에게 주로 하는 질문이 그렇다. “사실인가요? 의견인가요?” 고객은 이 질문을 받고, 자기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 자기 의견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질문이 거울이 되어,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다.
강력하게 던지는 닫힌 질문은, 선명한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춘다. 보이지 않던 자기 얼굴을, 거울을 통해 직면하는 것처럼 말이다. 학창 시절 수학여행 추억이 떠오른다. 수학여행에 가면, 최대한 늦게 자려고 한다. 일찍 잠들면 낙서를 당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서, 앞에 있는 친구 얼굴을 보고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눈을 비비며 일어난 친구는 무슨 일인가 어안이 벙벙하다가, 앞에 있는 친구를 보고 같은 반응을 보인다. 서로가 서로의 얼굴에 그려진 낙서를 보고 웃는다. 자기는 그려진지 모르고 말이다. 한창 웃던 친구에게 다른 한 친구가 한마디 한다. “너는 괜찮은 거 같아?” 이 질문 한마디에, 거울로 달려간다. 자기도 그렇게 된 것을 알고 씩씩대며 누가 그랬는지 찾는다. 네 얼굴도 똑같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너는 괜찮은 거 같냐는 질문 한마디의 힘이다. 닫힌 질문이지만, 강력하다. 거울 앞으로 달려가게 한다.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게 된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닫힌 질문에 관한 내용을 읽으니, 코칭 상황에서 사용하면 좋을 듯한 아이디어다. 마음을 꼭 붙잡고 있는 고객에게 적용하면 좋을 듯하다. 기회가 되면 사용하고 싶다. 도무지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고 미로 속에 갇힌 듯한 느낌이 드는 고객이 있다고 하면, 이렇게 질문한다. 오프라인 상황에서라면 이렇다. “지금 주변에 거울이 있나요?” 있다고 하면 거울을 가져오거나 앞에 서라고 한다. 없다고 하면, 핸드폰에서 셀카 모드로 자기 얼굴을 비추라고 한다. 이어서 질문한다. “지금 거울(화면) 안에 있는 자기 눈을 바라보세요. 거울 안에 있는 내가 지금 나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나요?” 나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내가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묻는다. 어떤 답이 나올지 혹은 어떤 결과가 이루어질지 알 수는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강렬하게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머릿속의 나와 눈앞에 보이는 나는 다르니까. 눈을 계속 쳐다보면, 스스로 떠오르는 생각이 더 명확해질 테니까. 코치는 고객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표현을, 떠올려보니 실제 거울에 비쳐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오늘의 질문]
“내가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