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방에 내가 없다

나의 가방을 열어, 이제 나를 넣을 시간

by얼웨즈 Always
"가방은 단순히 물건을 나르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하루, 나아가 그 사람의 인생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가장 사적인 공간이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가방을 메고 삶이라는 길을 걸어갑니다. 누군가의 가방에는 가족을 위한 헌신이, 또 누군가의 가방에는 미처 이루지 못한 꿈과 상처가 담겨 있습니다. 온라인카지노스토리라는 따뜻한 글공동체에서 마주쳤던 권지연 작가를 비롯한 8명의 작가들이 '가방'이라는 단 하나의 입체적인 오브제를 주제로 공동 에세이집을 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묘한 설렘이 일었습니다.


서평단 모집 소식을 접하자마자 이끌리듯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수필가의 시선으로 그들의 가방 속에 숨겨진 내밀한 문장들을 읽어 내려가며, 저는 글쓰기의 본질과 작가로서의 삶을 깊이 서청(書聽)할 수 있었습니다.




8인 8색의 시선이 만들어낸 '가방'의 우주


이 에세이집은 제목처럼 각자의 가방 속에 담긴 인생의 단면들을 꺼내어 보여주는 연작 수필집입니다. 바카라은 크게 '1부 열어 보다'와 '2부 다시 담다'로 나뉘어, 가방을 열어젖히며 마주한 과거의 상처와 결핍을 직시하고, 이후 온전한 나만의 취향과 사랑으로 가방을 다시 채워가는 입체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타인의 세상만 그리다 비로소 자신만의 풍경을 발견한 황별초(한빛나) 작가, 17년 차 워킹맘이자 글쓰기로 자신을 치유해 가는 황영란(새봄) 작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수많은 환자의 속은 들여다보면서 정작 자신의 내면을 돌보지 못했던 김태희(김수다) 작가, 불안의 빈틈을 원예와 배움으로 채워가는 양혜진(바람꽃) 작가, 자폐 아이를 키우며 흔들리는 마음을 담담히 기록한 조서연(아델린) 작가, 13년간의 워킹맘 생활을 뒤로하고 비워진 자리에서 진짜 나를 묻기 시작한 권지연(지혜여니) 작가, 영어학원을 운영하며 유연한 '진짜 어른'이 되기를 소망하는 김순이(따름) 작가, 그리고 13년 차 공무원이자 일상의 완벽함 속에서 요가와 글쓰기로 균형을 잡는 김태이(다정한 태쁘) 작가까지. 8명의 온라인카지노 작가들은 자신들의 삶을 고스란히 통과한 생생한 언어로 가방이라는 매개체를 직조해 냅니다.


수필가로서 같은 길을 걷고 글을 쓰는 입장에서 이 바카라을 읽으며 가장 크게 놀라웠던 점은 바로 '소재의 무한한 확장성'이었습니다. '가방'이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단 한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어쩜 이렇게도 다채롭고 풍성한 에피소드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김태희 작가의 <엄마의 보라색 가방>, 황별초 작가의 <환한 문틈 사이, 엄마의 숨 고르기>, 황영란 작가의 <친정엄마와 냉장고> 등에서는 가방이 모성(母性)과 세대 간의 연결고리로 작용합니다.


양혜진 작가의 <기저귀에서 노트북까지>, 조서연 작가의 <이름을 품은 첫 가방>, 권지연 작가의 <아침, 나를 잃다>로 이어지는 문장들 속에서는 워킹맘과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나'라는 존재의 상실과 회복을 가방의 내용물 변화를 통해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각자가 살아온 삶의 궤적과 시선에 따라 이토록 깊고 넓은 사유의 우주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커다란 배움이었습니다.


동시에 이 바카라은 제 자신을 깊이 돌아보는 뼈아픈 성찰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일상의 익숙한 소재들을 얼마나 치열하게 관찰하고 깊이 있게 사유해 왔던가?' 하는 반성이 밀려왔습니다. 주변의 작은 일상들을 쉽게 지나치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인생의 철학을 길어 올리기 위해 작가로서 더 치열하게 고뇌하고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8명의 작가가 공동 집필한 서적의 특성상, 독자에 따라 글을 쓰고자 하는 방향성이나 문체, 호흡이 모든 페이지에서 딱 들어맞는다거나 100% 마음에 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문장의 결이 화려하고 감성적인 글이 있는가 하면, 담백하고 이성적인 글로 다가오는 서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이러한 다채로움 속에서 '앞으로 내가 어떠한 방식으로 나만의 글을 써 내려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나침반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타인의 다양한 문체를 거울삼아 비추어 보며, 내가 지향해야 할 문장의 밀도와 서사의 깊이를 설정하는 귀중한 이정표가 되어준 바카라입니다.





이 에세이집은 첫째, 역할의 무게에 짓눌려 '진짜 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워킹맘과 가장들에게 추천합니다. 바카라 속의 작가들 역시 온라인 게임인, 엄마, 아내, 전문직이라는 묵직한 가방을 메고 달리다 문득 가방을 열어보고 그 속에 자신이 없음을 깨달은 이들입니다. 그들이 가방을 비우고 다시 나만의 취향과 이름으로 채워가는 치유의 과정은, 독자들에게 "지금 당신의 가방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나요?"라는 따뜻한 질문을 던지며 깊은 위로를 건넬 것입니다.


둘째, 글쓰기의 소재 고갈로 고민하거나 자신만의 문체를 찾고자 방황하는 수필가 및 예비 작가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단 하나의 단어가 여덟 명의 작가를 거치며 어떻게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인생 이야기로 변주되는지 그 기적 같은 과정을 목도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문학 서적의 역할을 합니다. 나와 다른 문체들을 비교 분석하며 본인만의 글쓰기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이보다 좋은 텍스트는 없을 것입니다.





나의 가방을 열어, 이제 나를 넣을 시간


공동 에세이집의 마지막 바카라장을 덮으며, 문득 황별초 작가의 소제목이었던 <내 가방에, 이제는 나를 넣는다>라는 문장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타인의 시선과 슬롯적 역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가득 차 무겁기만 했던 가방을 과감히 내려놓고, 그 비워진 자리에 글쓰기라는 정직한 거울을 통해 '진짜 나'를 채워 넣은 여덟 작가의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서평단 활동을 통해 마주한 이 귀한 기록들은 수필가로서 저의 게으른 시선을 흔들어 깨우는 채찍질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글쓰기의 지향점을 밝혀준 등불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도 제 가방을 열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일상의 부스러기들을 모아보며, 나만의 결이 담긴 정직하고 따뜻한 문장들을 더 묵묵히, 그리고 치열하게 채워나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새로운 글쓰기의 영감을 불어넣어 줄 이 아름다운 동행에 많은 독자들이 함께하기를 소망합니다.



#가방에세이 #온라인카지노스토리 #온라인카지노작가 #서평 #도서리뷰 #에세이추천 #글쓰기 #수필가 #인생문장 #공동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