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두 번째 기술, 쌀씻기

쌀 씻는 법을 아는 것은 밥이 되는 원리를 아는 첫걸음입니다

by글짓고 밥짓는 백웅재


이제 좀 더 직접적으로 손이 움직이는 기술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좋은쌀을 못 골랐더라도, 마트에서 그저 괜찮은 정도의 쌀만 사더라도 이제부터 잘 하면 어쨌거나 전기밥솥이나 즉석밥 보다는 훨씬 훌륭한 결과가 나옵니다.

좋은 쌀을 고르고, 도정일을 확인하고, 보관 상태를 살피는 일은 밥맛의 바탕을 만듭니다. 하지만 밥짓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쌀을 씻는 순간부터 조리는 시작됩니다. 쌀 씻기는 준비 과정이 아니라 밥짓기의 첫 번째 조리입니다.

쌀 씻기를 대충 넘기면 밥맛은 쉽게 흐려집니다. 반대로 쌀 씻기를 제대로 하면 밥의 향과 식감이 달라집니다. 밥알이 물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지고, 이후 물조절과 불조절의 기준도 달라집니다.

쌀 씻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세척입니다.

쌀 표면에 남아 있는 불필요한 가루, 냄새, 도정 뒤 잔여물을 씻어내는 일입니다. 이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밥물이 탁해지고, 밥의 향도 흐려집니다. 쌀은 냄새를 잘 먹는 재료입니다. 보관 상태가 좋지 않거나 도정 뒤 시간이 오래 지난 쌀은 표면에서 탁한 냄새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좋은 밥을 위해서는 이 흐림을 먼저 걷어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수분 준비입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쌀을 씻는 동안 쌀알은 물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마른 쌀이 물을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에서 열을 받을 준비를 합니다. 밥짓기는 쌀과 물과 불이 만나는 과정입니다. 쌀알 안으로 베어들어간 물과 바깥의 물은 밥을 익히는 데 하는 역할의 차이가 큽니다. 좋은 밥을 위해서는 쌀이 물을 적절히 먹고 불을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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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요리사, 여행자. 서울 한복판 '탁월한밥맛'에서 진짜 맛있는 밥, 건강한 지구를 지어나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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