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첫 번째 기술, 좋은 밥은 좋은 쌀에서 시작된다

재료보다 위대한 요리사는 없다

by글짓고 밥짓는 백웅재

좋은 밥은 좋은 쌀에서 시작됩니다.


너무 당연한 말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자주 무시됩니다. 사람들은 밥을 잘 짓는 법을 물으면서도 정작 어떤 쌀을 쓰는지는 대충 넘어갑니다.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몇 분을 불려야 하는지, 어떤 밥솥이 좋은지는 묻지만, 밥의 출발점인 쌀에 대해서는 깊게 묻지 않습니다.


순서가 틀렸습니다.


쌀이 나쁘면 좋은 밥은 나오지 않습니다. 기술은 재료를 살리는 일이긴 하지만, 죽은 재료를 되살리는 마술이 아닙니다. 나쁜 쌀도 어느 정도 먹을 만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물을 넉넉히 잡고, 부드럽게 익히고, 반찬을 강하게 올리면 한 끼는 넘어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밥이 아닙니다. 실패를 감춘 밥입니다.


좋은 쌀이란 무조건 비싼 쌀을 말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산지의 쌀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포장지의 화려한 문구가 밥맛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좋은 쌀은 상태가 좋은 쌀이고, 용도에 맞는 쌀이며, 성격이 분명한 쌀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먼저 버려야 할 생각이 있습니다.


토종쌀5종 샘플.jpg


쌀은 다 같은 쌀이라는 생각입니다.


알이 굵은 쌀이 있고 작은 쌀이 있습니다. 찰기가 강한 쌀이 있고 입안에서 가볍게 풀리는 쌀이 있습니다. 향이 맑은 쌀이 있고 구수한 맛이 강한 쌀이 있습니다. 밥을 지었을 때 윤기가 강하게 도는 쌀이 있고, 식어도 식감이 무너지지 않는 쌀이 있습니다.


품종이 다르면 밥맛이 다릅니다. 농법과 재배지가 다르면 같은 품종이라도 맛과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도정일과 보관 상태가 다르면 밥의 첫인상이 달라집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밥짓기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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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요리사, 여행자. 서울 한복판 '탁월한밥맛'에서 진짜 맛있는 밥, 건강한 지구를 지어나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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