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전 여자친구가 그랬습니다. 헤어지면서, '우린 좋게 헤어진 거'라고.
그러니까, 헤어져도 연락하고 지내자고.
연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세상에 좋은 이별이 어딨어.
세상에, 좋게 헤어지는 게 어딨냐고.
좋은 이별이라는 게 가능해?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 아니야?
아무리 되뇌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볼 수 없겠죠.
그 친구가 헤어지기 직전에 했던 또 다른 말이 있습니다.
오빠는 '네모나게 착한 사람'이고, 나는 '동그랗게 나쁜 사람'이라고.
가끔, 그러니까 아주 가끔, 소주를 한 2병 넘게 먹은 날에 그 말이 생각납니다.
좋은 이별이라는 말과 함께요. 네모나게 좋은 사람.
그 말의 뒷배경은 이렇습니다.
저는 매번 약속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사람이었습니다. 좋게 말하면 원리원칙주의자, 나쁘게 말하면 앞뒤 꽉꽉 막힌 사람.
예를 들어보죠. 집에서 나갈 준비를 합니다. 12시까지 도착하기 위해 지금 당장 나가야 늦지 않는 상황. 그런데 딱 5분만 더 머리를 만지고 옷을 챙기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그래도 나갑니다. 상대방과 약속을 했고, 이전에 준비하지 못했던 제 탓이기 때문이죠.
그건 일종의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남들도 그 시간에 맞춰서 나오려고 했을 테고, 쉴 수 있을 텐데 나왔을 거고, 그러면 나도 최소한 그 시간에 맞춰서 가는 게 그 사람에 대한 예의이자 배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정반대였습니다. 약속시간에 5분 정도 늦더라도, 화장을 한번 더 고쳤습니다. 머리와 옷매무새를 가다듬었습니다.
저는 매번 카페나 약속장소에서 기다렸습니다. 늦게 도착해서 "오늘 어때? 예뻐? 괜찮아?"라고 말하면 "어. 예쁘다" 라고 말해주기 바빴던 날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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