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무소속의 백수일기

욕망을 인정할 것

byAlis Jang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의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가능하여 세상에 고민이 티끌만큼도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면 신이라 불릴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한구석이 체해서 내 안에서 뿜뿜 하지 못한 것들 때문에 인생이 막힌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꿈틀대지만 그게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고 계속해서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대로 일이 흘러가다 보면 낙담을 넘어 인생 전체에 대한 회의가 든다. 그럴 때마다 더 큰 좌절에 도달하기 전 타협이라는 걸 시도한다.



'사실 그런 거 갖지 않아도 잘 살았잖아.' '어차피 가져봐야 별 의미 없을 거야.' 자신의 욕망을 축소하고 깎아낸다. 성공한 다른 사람들의 운을 논하고 환경을 탓한다. '포르셰를 갖고 싶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과시하고 싶다.'가 진정한 욕망이었다며 그걸 갖지 못했을 때 시스템을, 부모를, 주변 사람들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것 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난 지금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연민과 애처로움에 사로잡힌다.



달성하지 못할까 봐, 남들의 비웃을까 봐, 거절당할까 봐, 입 밖으로 뱉지 못한 욕망이 수천가지다. 그중에는 분명 꾸준함이나 노력을 통해 달성될 수 있었던 것들도 수백 가지는 될 것이다. 치킨을 내려놓고 러닝머신을 탈 때 더 높은 확률로 원하는 체형을 가질 수 있음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순간을 무마하고 어딘가에 뿜뿜 하지 못한 마음을 저장한다.



돈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혜롭고 명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고상하게 늙고 싶다. 이렇게 뱉기까지 많은 욕망을 숨겨왔다. 에이 돈이 뭐가 중요해, 유명하면 피곤하기만 하지, 평범한 게 젤 어려운 거야 하면서 수많은 가능성을 스스로 검열하고 차단하였다.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전에 나의 욕망을 똑바로 바라보고 진정 원하는 걸 확실히 아는 사람이고 싶다. 사과를 먹고 싶은데 어설프게 복숭아 밭에서 서성이지 않고, 남의 사과밭에서 사과가 언제 떨어지나 기웃대지 않는 사람.


내 열매가 풍성하게 맺기를 빌며 매일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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