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진심인 사람입니까?
'혼자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훌훌 떠날 수 있다.' '혼자만 바카라임지면 되니깐 경제적 부담도 없을 거다.'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여행을 물론 좋아하지만 목적지를 정한 이후부터 출발 당일까지는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숙소 찾기에 며칠 동안 열을 올리는 것부터 여행자 보험, 유심, 환전, 한식까지 준비해야 할 사항들에 짓눌려 점점 다가오는 출국날짜에 가슴을 조이다가 가방에 여권이 들었는지 대여섯 번은 확인하고 나서야 이제부터는 무슨 일이 생겨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탄다.
그런데 이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준비를 했을 법한 사람들을 있다. 대형 트렁크를 두세 개씩 끌면서 갓난아이들 3명을 안고 업고 가는 부부들, 고양이 강아지 심지어 새까지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은 이곳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을까?
오르막길을 오르는 휠체어 탄 사람과 미는 사람, 한 손으로는 목발을 짚고 한 손으로는 옛 유물을 감탄하며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그들의 모습에서 성가심과 불편함보다는 여행에 진심인 마음만 보인다.
다른 나라의 바카라방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지도에서 book store를 검색하여 하루에 한 곳씩, 이 동네 저 동네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3일이 지났다. 읽을 수도 없는 바카라들이 뭐가 그리 특별하다고 큰돈을 들여 먼 길을 가서 그런 짓을 하느냐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느 동네인지 자세히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호기심만으로 찾아갈 때 느껴지는 짜릿함이야 말로 여행의 묘미다.
고요하고 침착해 보이는 바카라방 주인. 꾸민 듯 흩뜨린 주인들의 헤어스타일처럼 바카라방들도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바카라을 진열해 놓은 방식, 바카라 표지들을 살피고, 베스트셀러, 추천 작품들도 함께 구경하다 어설프게 그들의 취향을 짐작해 본다.
몇 시간째 몰두하여 바카라을 읽는 할아버지, 와인 한잔씩 들고 바카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서 졸게 되는 순간 들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곤거림. 이런 작은 공간을 찾는 것이 진심으로 하고 싶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