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것과 나다운 일을 찾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by알레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하루를 계획적으로 살아봐야지.'


주말을 앞두고 찾아오는 이 마음은, 주말이 지나면 언제 그런 생각을 했냐는 듯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는다. 다시 익숙한 대로 살아가기를 반복한다. 심지어 이 생각조차 스위치가 켜졌다 꺼지듯, 딱 그즈음에 반복된다.


계획 세우는 걸 썩 좋아하지 않아 하루 일과가 다소 즉흥적으로 흘러가는 편인데, 지금 이 순간도 그렇다. 잠시 산바카라을 다녀올 생각으로 옷을 꺼내 입었다가, 그대로 가방을 챙겨 카페에 와서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기록해 볼까. 걸어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문득 '글을 쓰면 삶이 달라질까?'라는 질문을 남겨보고 싶어졌다. 처음 온라인카지노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껏 변하지 않은 생각은 '글을 쓰면 삶이 달라진다'였다. 그런데 최근 이 생각에 살짝 변화가 생겼다.


내가 믿었던 건, 글쓰기를 꾸준히 하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커리어의 새로운 방향도 찾게 될 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을 보면서 그 믿음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믿음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중요한 한 가지를 간과했다는 걸 알았다.


우선 믿음을 두 가지로 쪼개보겠다. 하나는 '나를 알게 된다'는 것, 다른 하나는 '나다운 일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전자는 글쓰기로 상당 부분 가능하다는 걸 분명히 경험했다. 내 글에 불안감이 자주 담겨서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스스로 인지하는 나는 과거에 비해 확실히 깊어졌다. 글을 쓰지 않고 5년을 보냈다면 이만큼 닿지 못했을 거라 확신한다.


문제는 후자다. 나를 알게 되는 것이 꼭 나다운 일을 찾는 것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물론 도움은 된다. 전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후자는 다양한 경험이 수반되어야 비로소 확연해진다.


그렇다면 내가 간과한 한 가지는 무엇일까. 질문을 살짝 바꿔보았다. "나다운데, 싶었던 순간은 언제였지?"

의외로 글을 쓸 때가 아니었다. 몰입이 가장 깊었던 순간은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였다.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까지 마쳤을 때, AI를 가지고 카지노톡 자동 메시지 프로그램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돌아가는 걸 지켜볼 때, 강의를 들으며 웹사이트를 뚝딱 만들어냈을 때.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는 순간들이었다.


또 하나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와 마주 앉아 그 사람의 강점이 보이고, 그 이야기를 나눌 때 나는 열정이 생겨나는 걸 느꼈다.


이렇게 놓고 보니 공통점이 보였다. 눈앞에 결과물이 있거나, 눈앞에 사람이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만들어내거나, 사람 곁에서 그 사람의 무언가를 끌어내줄 때 힘이 나는 사람이었다. 앞서 강점 진단에서 읽었던 "누군가를 위해 완성해 내는 사람"이라는 문장과도 닿는 이야기다.


반대로 마음의 끌림이 느껴지지 않던 때도 떠올랐다. 프로젝트팀에서 맡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을 때, 그때마다 나는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를 물었다. 이제는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려 한다. 끌림이 없던 자리는, 어쩌면 내 자리가 아니라는 단서가 아니었을까. 나다운 일을 찾는 길은 이끌림을 따라가는 것만큼이나, 끌리지 않는 것을 하나씩 소거하는 일이기도 하다.


글쓰기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 거울 덕분에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건 알게 되었다. 하지만 거울은 어디서 힘이 나는지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건 해봐야 안다. 글로 알게 된 나는 하루를 진취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데, 실제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건 더 깊은 성찰이 아니라 더 많은 시도일지 모른다. 내가 간과한 한 가지는, 아는 것과 걸어보는 것이 다른 일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고 보면 계획을 못 세우는 사람이 길을 찾는 방식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계획표가 아니라 즉흥적인 움직임으로, 일단 나가보고 마음이 어디로 끌리는지 기록하는 것.


다시 시작된 월요일, 이번 주를 잘 보내기 위한 계획표 대신 질문 하나를 정했다. "이번 주에는 무엇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몰랐는가?"


오늘도 산바카라을 나왔다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카페에 와서 한 편의 글을 만들었다. 계획은 또 못 지켰지만, 이번 주의 시작으로는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