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의 후텁지근한 아침을
버티게 해 준 작가님들에게

멤버십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by한자루




호찌민의 한 카페 구석에 앉아 노트북을 켰을 때,

사실 제게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고 나서 두 달이 지나고 나니,

억지로 등 떠밀려 얻은 시간들이 마냥 막막하더군요.

그 낯설고 텅 빈 시간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뜨거운 공기를 뚫고 카페로 향해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두고 월가를 읽는 것,

그리고 그 거대한 흐름이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가만히 짚어보는 것.

그게 제 하루의 전부였습니다.


그저 좋아서, 살기 위해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자꾸만 마음이 진지해졌습니다.

제 글을 지켜봐 주시고, 머나먼 타국에서 보낸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여주시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그 정성 어린 한마디가,

호찌민의 후텁지근한 하루를 버텨내게 하는 가장 시원한 바람이었습니다.

그 다정한 응원들이 넘어져 있던 저를 일으켜 세웠고,

마침내 오늘이라는 새로운 자리로 저를 데려다주었습니다.


덕분에 이번에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롯이 글을 쓰는 '창작자'로 시작해,

이제는 제 글의 가치를 바카라임지는 '판매자'로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으려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새로운 도전 앞에 가슴이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덜컥 두려운 마음이 앞서기도 합니다.

공간을 넓혀가면서 한 가지 깊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네이버에서 유료로 제 글을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오랜 시간 머물렀던 온라인카지노에서만 같은 글을 계속 무료로 제공해 드리는 것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한,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늘 저를 품어주었던 이 온라인카지노 공간도 멤버십 제도로 함께 전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약속드릴 수 있는 건, 달라지는 건 오직 '가격표' 하나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창밖으로 오토바이가 소란스럽게 지나가는 호찌민의 카페,

얼음이 짤랑이는 아메리카노, 그리고 매일 아침 여러분의 편지함으로 배달되던 월가의 이야기들.

제가 글을 대하는 첫 마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저를 믿고 기꺼이 지갑을 열어주시는 그 소중한 마음의 무게를 알기에,

글 한 줄에 담기는 정성은 이전보다 훨씬 더 깊고 촘촘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무런 조건 없이 제 글을 읽고 다정하게 손 잡아주신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진작에 글쓰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세계 경제라는 이 거대하고 복잡한 톱니바퀴를 함께 읽어나가는 즐거운 여정에

계속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일상에 작은 지혜와 따뜻한 온기를 더하는 글로 매일 아침 찾아가겠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멤버십 구독으로 함께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호찌민의 어느 카페에서.

경제 읽어주는 남자, 한자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