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를 사주겠다더니, 수입을 중단했어요
카페에서 세계 경제 읽는 남자, 한자루입니다.
오늘의 경제 이슈를 쉽게 읽어 드립니다.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미국장이 쉬는 날이죠.
그래서 앞서 정리해 드렸던 미중 회담에
숨어있던 디테일들을 하나 하나 파헤쳐볼까 합니다.
회담이 끝나고 나서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회담, 실제로 뭘 하러 간 거지?"
보잉기 200대. 소고기. 대두.
이게 트럼프가 그 화려한 드림팀을 끌고 베이징까지 날아가서 얻어온 전부예요.
근데 사실 그것도 아니었어요.
1. 소고기를 사주겠다더니 — 수입을 중단했어요.
백악관이 발표했어요.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발표가 나온 바로 다음 날,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일시 중단했어요.
사준다고 했는데 문을 닫은 거예요.
이게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에요.
미국 소고기가 지금 너무 비싸거든요.
중국 입장에서 굳이 비싼 미국 소고기를 살 이유가 없어요.
그리고 사실 미국도 지금 소고기가 모자라요.
국내 수요도 못 맞추는 상황에서 중국에 팔 물량이 어디 있겠어요.
2. 엔비디아가 중국에 못 파는 이유 — 생각보다 복잡해요.
이번 회담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건 엔비디아였어요.
젠슨 황이 알래스카까지 날아가서
에어포스원에 올라탄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요.
근데 결론은 달랐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확인했거든요.
"중국이 엔비디아 칩을 안 사는 건 자체 개발을 원해서다."
표면적으론 맞는 말이에요.
근데 속을 들여다보면 더 복잡해요.
미국 정부는 이미 일부 제한적 판매를 승인해줬어요.
H110 칩, 팔 수 있어요.
근데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한테 이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화웨이 칩 써라."
딥시크가 화웨이 칩으로 완전히 갈아타는 과정에 있어요.
중국 정부 입장에서 이제 와서 엔비디아 칩을 허용하면
기업들이 당연히 엔비디아를 살 거고,
화웨이 칩 생태계가 무너지는 거거든요.
쉽게 말하면 이런 상황이죠.
미국: "팔아도 돼."
중국 정부: "사지 마."
중국 기업: "사고 싶은데..."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젠슨 황이 몇 번을 베이징에 가도 달라지는 건 없을거에요.
그리고 시장이 이걸 뒤늦게 알아챈 거예요.
목요일에 "H110 승인됐다!"고 폭등했다가,
금요일에 "잠깐, 이거 새로운 뉴스도 아니잖아?"라며 내린 거죠.
RBC 바클레이즈의 한 애널리스트가 이 내용을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리했어요.
"목요일에 오른 건 오르고 싶어서 오른 거고,
금요일에 내린 건 너무 많이 올라서 내린 거다."
이게 맞는 말 같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
3. 그럼 이번 회담, 진짜로 뭘 하러 간 걸까요?
저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 중에 하나가
베이징으로 날아가는 미국 차기 대권 후보자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나이키 트레이닝복이었어요.
이 장면은 루비오가 에어포스원 안에서
회색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입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바이럴됐고,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당시 입었던
Nike Tech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인터넷 밈이 됐어요.
"우리가 중국을 잡으러 간다."는 건지,
그냥 편한 복장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루비오다운 메시지였어요.
시진핑은 투키디데스 함정을 언급했는데,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은
기존 패권국과 떠오르는 신흥 강대국이 충돌하게 되는 구조적 위험을 뜻합니다.
원래는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을 설명하며 남긴 말에서 나온 개념이에요.
그 핵심 문장은 이겁니다.
“아테네의 부상과 그것이 스파르타에 준 두려움이 전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쉽게 말하면
기존 1등 국가 → 불안해진다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국가 → 더 영향력을 넓히려 한다
서로 의심과 견제가 커진다
결국 충돌 위험이 커진다
그리고 시진핑 이 이야기를 첫날에 꺼낸 이유가,
중국이 경제·군사·기술 분야에서 급격히 성장하면서
미국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예를 들면
반도체 규제
AI 경쟁
대만 문제
남중국해 군사 갈등
무역전쟁
달러 패권 경쟁
국제정치학자들은
“서로 이 함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경고라고 해석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중국에서 받은 출입증이나 기념품도 미국 측이 전부 폐기했다고 하더라고요.
도청 장치 가능성 등을 우려해서요.
핸드폰도 개인 폰을 가져가지 않고 일회용 폰만 사용했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웃고 악수하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전혀 믿지 않는 상황인 거죠.
마치 냉전 시대 첩보영화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 모든 걸 종합하면 이번 회담의 결론은 하나예요.
"지금은 그냥 사이좋게 악수하고 사진 찍자.
진짜 싸움은 9월 APEC에서 하자."
패권 경쟁은 계속되는데 오늘 잠깐 휴전하는 거예요.
4. 그래서 앞으로는요?
솔직히 말해서
이번 회담으로 달라진 건 거의 없어요.
호르무즈는 여전히 막혀있고,
엔비디아는 중국에 여전히 못 팔고,
소고기는 사준다더니 수입을 중단했어요.
그런데 한 가지는 좀 분명해졌죠.
"더 나빠지지는 맙시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읽혀요.
호르무즈가 풀리면 유가가 내리고,
금리가 내리고,
기술주가 다시 달려요.
그게 지금 시장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예요.
그리고 그 열쇠는 트럼프와 시진핑이 아니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어요.
베이징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만 문제 일부를 양보하는 대신,
이란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뚜렷한 성과 없이 돌아온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다시 중동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과연 트럼프가 다음 주 이란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외교적 압박으로 갈지,
혹은 실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지.
다음 주도 경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지 매우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좋은 밤되세요.
경제를 읽는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여러분의 지적인 여정을 항상 응원합니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 한자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