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괴물들 시즌 3 7화
존중은
대개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존중합니다.”
“열려 있습니다.”
“수평적인 문화예요.”
이런 말들은
대개 포스터에 붙어 있고,
슬라이드에 적혀 있고,
회의 시작 멘트로 흘러간다.
하지만 내가 본 존중은
말이 아니라
장면이었다.
한 번은
회의 도중에
내가 반대 의견을 냈다.
길지 않았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다.
그저
다른 선택지를 하나 덧붙였을 뿐이다.
잠깐의 정적.
그리고 누군가가 말했다.
“그 관점은
조금 더 들어볼 가치가 있네요.”
회의는
그대로 이어졌다.
누군가의 표정이 굳지도 않았고,
의견을 낸 사람이
설명대 위에 올려지지도 않았다.
그날 나는
회의가 끝난 뒤에도
괜히 긴장하지 않았다.
존중은
의견이 채택될 때만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채택되지 않았을 때
더 또렷해진다.
다른 안이 선택됐지만
그 과정이 설명됐고,
왜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가 공유됐다.
그래서 나는
지지받지 못해도
배제됐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또 다른 날,
일정 조정이 필요해
마감 연기를 요청했다.
예전 같았으면
이미 머릿속에서
수많은 변명이 준비됐을 것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