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두근두근, 최종 결과는

by채도운

이장은 연신 손을 떨어대며 종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말했다.

“그렇게 만날 막걸리 퍼마시더니만, 저 양반도 갈 때가 됐구만.”

타박에도 불구하고 이장은 종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중얼거리기만 했다.

“지속 가능한····· 지속 가능한······”

“그쪽은 내버려 두고 준비나 하라고. 버스가 도착하면 박수부터 치는겨. 알지?”

다들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굽은 도로 끝에 미니버스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계획대로라면 버스가 마을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 각자 정해진 자리에서 기다리기로 했건만, 다들 까마득히 잊고 버스로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놀란 운전기사는 마을 입구에 닿기도 전에 버스를 세웠다. 먼저 버스에서 내린 찬수는 정신없이 달려오는 주민들을 보고 이마를 짚었다. 짜고 친 티가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맞으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건만. 뒤따라 내린 의재가 다급하게 돌아가라는 손짓을 했지만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버스에서 내려 요란한 박수갈채에 둘러싸였다. 창의는 광대가 올라갈 정도로 크게 웃고 있었다. 문호를 비롯한 나머지 위원들의 얼굴에도 덩달아 웃음이 번졌다. 그들의 표정을 면밀히 살피던 정의재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주민들은 심사위원들을 에워싼 채 마을 어귀까지 함께 걸어온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미리 정해둔 자리로 흩어졌다. 돌아가는 와중에도 몇몇은 수진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한쪽 눈을 찡긋했다. 수진은 모르는 사람들의 인사라도 받은 것처럼 무표정하게 고개를 까닥였다. 현장 기록을 맡은 강은이 맨 뒤에서 주고받는 눈짓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첫 번째 소개할 장소는 선착장 바로 옆에 있는 마을회관이었다. 찬수는 건물을 가리켰다.

“이곳은 주민들이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하던 회관입니다. 선착장 바로 옆에 있어 뱃일을 함께할 사람을 정하고 출어 일정을 맞추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주민들이 공동문화 활동을 하거나 함께 식사하는 생활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저희 호해군이 이번 마을사업에 선정된다면 이 건물을 선착장과 연계한 어촌생활문화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동 부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굴 까기 체험과 마을 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쪽에는 방문객 안내와 수산물 판매 공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찬수의 설명을 듣던 문호는 회관을 둘러보다가 긴장한 듯 자꾸 바지춤을 만지작거리는 이장에게 물었다.

“주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에 관광객까지 드나들면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이장은 누가 질문했는지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조금 전까지 외우던 문구만 되뇌었다.

“그게, 그러니까 지속 가능한······”

찬수가 대신 대답하려 하자 창의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주민협의체 대표님께 드린 질문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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