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 혼수를 고르면서 꽤 진지했다.
한 번 사면 오래 쓸 물건이니까 좋은 걸 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릇도 사고, 냄비도 사고, 가전이랑 가구도 하나씩 골랐다. 다들 한번 사면 10년은 쓴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다. 결혼생활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10년 쓸 물건부터 고르고 있었으니까. 살림이 처음인 사람이 이런 중대한 결정을 이렇게 막 내려도 되는 건가 싶다.
그때는 내가 어떤 그릇을 자주 쓸지, 어떤 가전은 귀찮아서 안 쓰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아이가 생기면 집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꽤 자신 있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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