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끝나면 집에 없던 물건들이 생긴다.
튼튼한 쇼핑백, 예쁜 선물 상자, 보자기, 보냉백. 과일과 한과, 평소엔 잘 안 먹는 음식들이 냉장고 한쪽을 차지한다. 취향은 아니지만 받은 선물도 있다.
이상하게 명절에 들어온 물건은 평소보다 버리기가 어렵다. 일단 포장부터 다르다. 상자는 유난히 튼튼하고, 쇼핑백은 두껍고, 보자기는 색깔도 곱다.
'이 정도면 나중에 쓸 수 있겠는데?'
보냉백은 더 어렵다. 장 보러 갈 때, 여행 갈 때 쓸 것 같다. 집에 이미 몇 개 있다는 사실은 그 순간엔 잠깐 잊는다.
물건만 보면 정리하기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선물에는 마음이 붙어 있다. 누가 나를 생각해서 골랐고, 돈을 썼고, 들고 왔다. 고맙게 받은 걸 금방 남 주거나 버리면 그 마음까지 대충 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둔다. 그렇게 명절마다 쇼핑백 하나, 보냉백 하나, 상자 하나가 늘어난다. 그런데 다음 명절에 비슷한 게 또 들어온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나는 명절 끝나면 거창하게 집을 정리하기보다, 딱 10분만 이번에 새로 들어온 것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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