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비우는 것보다 어려운 건, 그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다.
큰맘 먹고 집을 한번 싹 정리하면 꽤 많은 걸 치울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택배 상자가 하나둘 들어오고, 사은품이 생기고, 아이들 물건이 늘어난다. 비웠는데 어느새 서랍이 다시 안 닫힌다.
살림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제 좀 알겠다.
물건 적은 집은 계속 버려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애초에 잘 안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
하나를 사면, 하나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옷 한 벌을 사면 옷 하나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택배 상자와 포장재가 딸려오고, 옷장에 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빨고 개고 넣어둬야 한다. 나중엔 버릴지 말지도 결정해야 한다.
주방용품도 똑같다. 예쁜 접시 하나 샀다고 접시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그 접시 넣을 자리가 필요해서 기존 접시들 수납 위치까지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뭘 살 때 가격보다 먼저 이걸 생각한다.
"이거, 우리 집에서 계속 관리하고 싶은가?"
사고 싶은 거랑 관리하고 싶은 건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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