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사는 좋은 사람이다.
권위의식 없고, 아랫사람이라고 말을 함부로 하는 법도 없다. 다른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후배 얘기도 곧잘 들어준다. 누가 봐도 "저 정도면 괜찮은 상사"다.
그런데 좋은 사람한테도 사정은 있다.
가끔 상사는 가정 얘기를 꺼낸다. 무겁고 오래 쌓인 얘기들이다.
그리고 상식 밖의 사람을 만난 날이면, 꼭 투정 한마디를 던진다.
"진짜 이해가 안 가."
"세상에 그런 사람이 다 있다니까."
처음엔 아무렇지 않았다. 나는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누가 무슨 얘길 하든 일단 귀 기울이고, 맞장구치고, 같이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상사가 이런 얘길 꺼낼 때마다 오히려 반가운 쪽이었다.
'날 편하게 여기시나 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좀 불편해졌다.
돌이켜보면 '양'이 문제였다. 가벼운 하소연 한 줄이었으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그게 대화의 절반, 어떤 날은 거의 전부가 되는 날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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