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 욕 좀 하겠습니다

by여운

남편과 나는 재미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둘 다 자기가 가장 평범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나는 내가 평균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결심은 쉽게 하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다이어트도 그렇고 영어 공부도 그렇다. 원래 작심삼일이 표준 아닌가. 대부분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은 다르다. 결심하는 데는 오래 걸린다. 일 년이 걸릴 때도 있다.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무섭도록 꾸준하다. 매일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더니 정말 2년 동안 영어바카라을 읽었다.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 날에도 "오늘은 쉬자."가 아니라 한 페이지라도 읽고 잤다. 솔직히 그 정도면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어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실력은 전혀 늘지 않았다. 그래도 남편은 개의치 않았다. 목표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매일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끈기가 좋은 곳에만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하다가 내가 피하면 남편은 싸우지 않는다. 그냥 기다린다. 내가 기분이 풀릴 때까지.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찾아와 남은 이야기를 이어간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때까지 천천히, 아주 꾸준히.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 끈기를 왜 하필 거기에 쓰는 걸까.'

청소도 그랬다.
나는 정리정돈이 되어 있고 창문을 열어 환기가 잘된 집을 보면 깨끗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남편은 바닥에 물건이 널려 있어도 먼지만 닦으면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남편은 내가 바닥 먼지는 닦지 않고 물건만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똑같이 충격을 받았다. 서로 이해하지 못했다.

남편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참 잘한다. 조금만 불편해도 "이것 좀 도와줄래?"라고 말한다. 부탁도 잘하고, 거절도 잘한다.
반면 나는 다르다. 힘들어도 혼자 한다.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는 선택지가 머릿속에 잘 떠오르지 않는다. 혼자 버티다가 결국 지치고, 참다가 한꺼번에 폭발한다.

남편은 그런 나를 답답해하고, 나는 그런 남편을 이해하지 못했다.
10년 넘게 함께 살았는데도 아직 서로 답답한 순간이 많다.

그런데 긍정적인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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