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를 안 사면 뒤처지는 기분

by여운

모두가 주식을 이야기한다.

대출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늘었다. 예금을 깨는 사람도 많아졌다.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금융권에 있는 지인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요즘은 돈이 주식시장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

나도 그 말을 들으며 가만히 주변을 둘러봤다. 정말 예전보다 주식 이야기가 많아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I 반도체….

뉴스만 틀어도 나오고, 점심시간에도 나오고, 커피를 마시다가도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예전에는 주식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이야기하는 주제였는데, 이제는 투자와 거리가 멀던 사람들까지 관심을 갖는다.

나 역시 주식을 잘 모른다. 그래도 요즘은 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관심이 생겨서라기보다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듣게 된다.

문득 얼마 전 유행했던 말이 떠올랐다.
'벼락거지.'

가만히 있었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조급함.

그 단어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지금도 종종 느껴진다. 물론 이번에도 정말 더 오를 수도 있다. AI 산업이 앞으로 더 성장할 수도 있고, 반도체 기업들의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도 있다.

반대로 지금의 기대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그건 나도 모른다. 아마 전문가들도 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예전부터 투자 선배들이 자주 하던 말은 기억난다.
"모두가 뛰어들기 시작하면 한 번쯤은 돌아봐라."
그 말이 항상 맞는 것도 아니고, 항상 틀린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말속에는 사람의 심리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남들이 돈을 버는 모습을 보면 뒤늦게라도 따라가고 싶어진다. 그 마음은 너무 자연스럽다.

나 역시 그렇다. 그래서 요즘은 주가보다 사람을 본다. 예금을 깨는 사람. 대출을 받는 사람. 주식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 그리고 투자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시장은 숫자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이 모여 움직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같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이미 우리 일상 가까이까지 와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요즘 나는 주식보다 그 풍경이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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