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네 일이 아니다

by여운

살다 보면 누군가의 힘든 이야기를 듣게 된다. 친구의 고민일 수도 있고, 가족의 갈등일 수도 있고, 아이가 겪는 어려움일 수도 있다.

예전의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든 해결해 주고 싶었다. 친구가 힘들다고 하면 조언부터 했다. 상대가 원하지도 않은 해결바카라을 한 아름 안겨주곤 했다. 그때는 그것이 관심이고 애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사람은 생각보다 강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인생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친구를 보면 안타깝다.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 사람의 슬픔을 내가 대신 겪을 수는 없다. 그 사람이 내린 결정을 내가 대신 바꿀 수도 없다. 결국 그 사람의 삶은 그 사람이 살아내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조언보다 질문을 하게 된다.
'괜찮아?'
'많이 힘들었겠다.'
그리고 그냥 듣는다.

가끔은 들어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 보통 정답을 몰라서 힘든 경우보다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선택하기 어려워서 힘든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조언이 아니라 믿음인지도 모른다.

"네가 잘 해낼 거라고 믿어."
그 한마디.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비슷하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당장 달려가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다. 친구와 싸우면 대신 이야기해 주고 싶고, 속상해하면 아예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이 역시 자기 인생을 살아갈 사람이다. 넘어질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상처받을 수도 있다. 그 모든 경험을 부모가 대신 막아줄 수는 없다.

얼마 전에도 아이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는 모습을 봤다. 옆에서 보고 있자니 답답했다. 내가 나서면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그 마음을 누르고 가만히 지켜봤다. 그리고 결국 아이는 자기 방식대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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