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또 생각 안 하고 한 거지?

by여운

남편은 가끔 나에게 말한다. “너는 생각을 좀 더 하고 행동하면 좋겠어.”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잠깐 멈칫한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다. 나는 보통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오는 편이고, 남편은 반대로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반응이 다르다. 나는 일단 해보고, 남편은 한 번 더 따져본다.


이 차이는 꽤 여러 번 드러난다. 예를 들어 차를 살 때도 그랬다. 나는 기준을 딱 하나 정했다. 안전성. 안전성 평가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차 몇 개를 먼저 골랐다.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SUV냐 세단이냐 정도만 고민했다. 그 안에서 하나를 고르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더 따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 이상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집을 살 때는 더 극단적이었다. 1번은 위치, 2번은 학교와의 거리. 그 기준을 적용하니까 선택지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문제는 가격이 전혀 맞지 않았다는 거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다시 고민하거나 포기했을 텐데, 나는 순서를 다르게 잡았다. “이걸 살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걸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방향으로 생각이 흘렀다. 물론 지금 돌아보면 당시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던 선택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조건을 따지기보다, 선택을 먼저 하고 방법을 찾는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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