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왜 쿠팡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을까?

이마트, 쿠팡 입점 파일럿 테스트

by커머스의 모든 것


커머스 인사이트 Vol.127

2026년 8월 다섯째 주


이마트는 왜 쿠팡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을까?
- 이마트 쿠팡이츠 입점


2026년 7월 23일부터 이마트 창동점, 왕십리점, 목동점 등 6개 점포에서 쿠팡이츠 장보기 쇼핑 코너에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https://www.huffingtonpost.kr/article/259321


쿠팡이츠 앱을 켜면 이제 이마트 상품을 검색해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거예요. 이마트 관계자는 이 변화를 기존 배달의민족 입점과 동일한 형태의 확장이라고 설명했어요.



언뜻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눈에 띄는 이유가 있어요. 이마트와 쿠팡은 그동안 이커머스, 물류, 멤버십 전 영역에서 정면으로 부딪혀 온 사이거든요. 최저가 경쟁, SSG닷컴과 쿠팡의 이커머스 경쟁, 신세계유니버스클럽과 로켓와우의 멤버십 경쟁, 각자 물류에 대규모로 투자해온 흐름까지 쌓인 상태에서 나온 결정이라서요.



이 협업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이마트만의 특수한 사정이 아닌지, 해외에서는 비슷한 시도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하나씩 짚어볼게요.




■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이마트가 라이벌 쿠팡의 플랫폼에 손을 내민 진짜 이유


· 퀵커머스 시도가 처음은 아니라는 사실


· 쿠팡이츠가 경쟁 유통사까지 끌어들이는 배경


· 우버가 배민 모회사를 인수하는 딜이 이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


· 해외에서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 영국 테스코와 미국 크로거 사례


· 성공한 협업과 깨진 협업의 차이


· 이 조합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 이마트-쿠팡이츠 파일럿, 팩트부터 정리해요



✔️ 6개 점포, 어떻게 시작됐나



7월 23일부터 창동점, 왕십리점, 목동점 등 6개 점포가 쿠팡이츠 앱의 장보기 쇼핑 카테고리에 입점했고, 소비자는 이 코너에서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을 즉시배송으로 주문할 수 있어요.



이마트 측은 이번 입점을 쿠팡이츠 플랫폼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 차원이라고 밝히면서, 이미 운영 중인 배달의민족 입점과 같은 형태라고 선을 그었어요. 확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고, 파일럿 결과를 확인한 뒤 점포 수와 지역을 결정한다는 입장이에요.



이마트는 이미 일부 점포를 온라인 주문 처리 물류 거점(PP센터)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중이었어요. 양재점과 하남점에서는 주문 후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범 운영하고 있어서, 이번 쿠팡이츠 입점은 점포를 물류 자산으로 쓰는 흐름의 연장선에 가까워요.



✔️ 퀵커머스 시도가 처음은 아니었다



이마트가 퀵커머스에 뛰어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2022년 4월, 이마트는 서울 강남에서 자체 퀵커머스 '쓱고우'를 직접 운영해본 적이 있어요. 논현역 인근 도심형 물류센터를 거점 삼아 1시간 배송을 내걸었고, SKU도 2,000~3,000개 규모로 갖췄어요.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쓱고우는 2023년 11월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고, 그해 12월 8일 실제로 문을 닫았어요. 자체 물류센터를 짓고 직접 배송까지 운영하는 방식이 생각만큼 수익성을 내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이 경험은 이번 쿠팡이츠 입점을 이해하는 데 힌트가 돼요. 자체 인프라를 처음부터 새로 짓기보다, 이미 만들어진 플랫폼에 올라타는 쪽이 비용과 리스크 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커요.



✔️ 이마트는 이미 3개 채널 체제였어요



쿠팡이츠 입점 전에도 이마트는 혼자 힘으로 즉시배송을 하고 있지 않았어요. 지난 4월 다룬 것처럼 SSG닷컴 바로퀵은 2025년 9월 시작한 이후 거점을 꾸준히 늘려왔고, 배달의민족 장보기 쇼핑에도 이미 다수 점포가 입점해 있었어요. 이번에 쿠팡이츠 6개 점포가 더해지면서 채널 수가 3개로 늘어난 거예요.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086


숫자로 먼저 정리해볼게요.



· 배달의민족 장보기 쇼핑: 약 100여 개 점포


· SSG닷컴 바로퀵: 88개 거점


· 쿠팡이츠 장보기 쇼핑: 6개 점포(신규)



세 채널의 규모 차이가 뚜렷해요. 배민과 바로퀵은 이미 세 자릿수에 가까운 점포망을 갖췄는데, 쿠팡이츠는 이제 막 시작한 파일럿이라 규모 자체보다 '올라탔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가 있어요.



이마트가 앞으로 이 세 채널에 마진과 물량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참고로 편의점 이마트24는 2026년 2월 진즉에 쿠팡이츠 장보기 쇼핑에 입점했고, 기업형 슈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도 그해 3월 뒤이어 입점을 마쳤어요. 이번 대형마트 6개 점포 파일럿은 편의점, 슈퍼마켓에 이어 그룹 안에서는 세 번째 순서인 셈이에요.



이 순서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어 보여요. 이마트24는 SKU 수가 적고 매장 면적도 작아서, 쿠팡이츠 연동에 따른 운영 부담이나 재고 노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포맷이에요.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그보다 SKU가 많은 슈퍼마켓 포맷이라 한 단계 더 복잡한 실험이 되고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SKU가 가장 많고 물류 복잡도도 가장 큰 대형마트 이마트는 순서상으로도, 전국이 아니라 6개 점포로 범위를 좁힌 파일럿 방식으로도 가장 신중하게 접근한 셈이에요.



여러 포맷과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유통사가 퀵커머스 채널 입점을 검토한다면 이 순서를 참고할 만해요. 모든 포맷을 한꺼번에 올리기보다, SKU 구성이 단순한 포맷부터 시작해 운영 노하우를 쌓은 뒤 복잡한 포맷으로 넘어가는 단계적 접근이 초기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 왜 쿠팡과 손 잡았을까?



✔️ 그동안의 경쟁 구도



이마트와 쿠팡의 경쟁은 단순한 유통사 대 유통사가 아니에요. SSG닷컴이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서 새벽배송과 자체 물류를 키워온 흐름,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이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자를 두고 벌여온 경쟁, 양사가 물류센터에 각각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과정까지 경쟁이 치열해요.



이 구도 위에 놓고 보면 이번 입점이 이례적이에요. 이마트가 쿠팡이츠에 상품을 올린다는 건, 경쟁자의 트래픽 위에 자기 상품을 얹는다는 뜻이거든요.



✔️ 그럼에도 입점을 택한 이유



이마트가 이 선택을 한 배경에는 경쟁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어요. 몇 해 전까지 퀵커머스 경쟁은 '누가 더 빨리 배송하느냐'였는데, 이제는 '누가 더 많은 고객 접점을 확보하느냐'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어요.



접점의 규모를 숫자로 보면 이마트가 왜 이 판단을 했는지 짐작이 가요.



· 쿠팡이츠 MAU: 2025년 12월 기준 약 1,273만 명


· 2026년 상반기 MAU 증가율: 전년 동기 대비 5.7%(같은 기간 배민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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